과도한 몸값·지분매입 난항…한화 3남 김동선 '아워홈 인수' 괜찮나

한전진 기자I 2025.01.17 06:06:57

단체급식 등 분야 ''푸드테크'' 시너지 노림수
한화 3남의 자존심…"성과 내보여야 할 때"
구지은 vs 구본성·구미현 경영권 다툼 여전
''구씨네''가 ''김가네''되나…시너지도 물음표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한화(000880)그룹 3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의 아워홈 인수 시도를 놓고 자칫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워홈 몸값이 1조 5000억원에 육박해 자금 조달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아워홈 오너가(家)의 경영권 다툼으로 인수 과정마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인수 후 시너지에도 물음표가 나온다.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 (사진=아워홈)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8월 아워홈 지분에 대한 주식거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표 매입 지분은 100%다. 현재 한화는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38.56%)과 구미현 회장(19.28%)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58%뿐 아니라 구지은 전 부회장 지분 20.67%와 구명진 전 이사 지분 19.6%도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한화가 아워홈을 인수해 푸드테크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인 한화푸드테크는 급식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 때문에 단체급식 사업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020년 식자재 유통·단체급식(FC) 부문을 독립법인으로 분할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매각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우주항공, 방산, 에너지, 소재 등 단체급식을 수주하기 좋은 사업장이 많다. 특히 한화로보틱스가 단체급식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푸드테크’ 기술도 갖춘 만큼 시너지를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한화로보틱스는 CJ프레시웨이(051500)와 푸드 서비스 산업에 로봇·자동화 솔루션을 접목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 부사장이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부각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한화는 후계 승계 작업이 한창이다. 계열사 재편을 통해 장남(김동관)은 태양광·방산·화학 부문을, 차남(김동원)은 금융, 김 실장은 유통·호텔을 관할하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다. 김 실장도 경영 성과를 내보여야 하는 시점에서 아워홈 인수를 성공하면 단번에 국내 2위 급식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최근 파이브가이즈(미국의 3대 버거 중 하나)를 들여온 것 등 그룹 내에서 성과를 내보이는 것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아워홈이 급식업계에서 오래된 만큼 제조와 물류에서 다양한 인프라와 노하우도 갖고 있어 적당한 매물로 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세간에서는 이번 인수에 대해 우려 섞인 시각이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아워홈의 몸값이다. 다른 한화 계열사나 FI(재무적투자자)의 지원사격을 감안해도 과도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실제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294억원에 불과하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도 2356억원에 그친다.

아워홈 오너가의 경영권 다툼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한화가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이 보유한 지분 매입에 성공한다고 해도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가 보유한 지분이 남아 있다. 이들이 끝까지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면 추후 경영상 제약이 클 수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에게 내몰리기 전까지 아워홈을 맡아 흑자로 돌려세운 구지은 전 부회장은 현재 한화의 아워홈 인수 시도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근본적인 시너지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단체급식 등 분야에서 푸드테크를 적용한다고 해도 당장 수익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현장 기술 적용 등 표준화에 적잖은 시간이 들어서다. 특히 아워홈이 갖고 있는 ‘LG가(家)’라는 색채도 문제다. ‘구氏(씨)반가’와 같은 가정간편식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기존 아워홈과 계약한 LG 계열사 급식사업장이 대거 떨어져 나갈 가능성도 크다.

현재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인수에 대해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현재 여러 부문에서 사업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딜(거래)과 관련한 입장도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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