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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 가디언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카우트 부대장인 모아 매너스트롬(23)의 일기를 보도했다. 매너스트롬은 잼버리 개영식이 열린 지난 3일 새만금 잼버리장에 도착했고, 잼버리장 철수까지 약 6일간 더위와 열악한 위생상태 등을 상세하게 지적한 일기를 썼다. 매너스트롬의 일기에서는 이번 잼버리 행사가 ‘엉망진창’인 상태로 진행됐고, 스카우트 대원들이 점점 지쳐가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새만금 잼버리장에 도착한 매너스트롬은 “우리는 비가 오면 침수되는 레드 존에 있어서 텐트를 쳐야 할지 말지 혼란스러웠다”며 “개회식으로 갈 때는 거대하고 느리게 움직이는 군중이 있었다. 도착하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렸고, 군중 통제가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 날 스웨덴 대원들은 밤늦게 텐트를 치고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잠에 들었다고 한다.
다음날인 4일에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열사병에 걸리기 시작했다. 매너스트롬은 “텐트는 너무 뜨거워서 오전 7시 이후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며 “더위로 몇몇 스카우트 대원들이 열사병으로 아프기 시작했다”고 했다. 채식주의자 대원들은 다른 대안이 없어 국수만 먹었어야 했다.
매너스트롬은 5일 자 일기에는 “내 스카우트 대원들이 점점 더 병들어갔다”며 “화장실은 비위생적이었다. 여자화장실은 위생 제품이 쓰레기통에 넘치게 쌓이고 남자 화장실에서는 대변이 넘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적었다. 이 날 스웨덴 대원들은 영국 스카우트의 철수 소식을 듣고 ‘모든 것이 어떻게 유지될 것인가’라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6일에는 한국 정부가 개입하면서 화장실 상태가 개선되고 그늘막 텐트가 생겼지만 매너스트롬은 “그러나 많은 스카우트 대원이 지쳤다”며 “눈에서 그들이 얼마나 피곤한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결국 지난 7일 태풍 카눈 북상으로 잼버리 야영지 철수 결정이 내려졌고,매너스트롬과 스웨덴 대원들은 다음날인 8일 버스를 타고 ‘플랜 B’를 위해 이동했다. 버스에 탄 스웨덴 대원들은 에어컨 바람에 ‘달콤 씁쓸함’을 느꼈다는 게 매너스트롬의 얘기다.
이후 대학교에서 환대를 받은 매너스트롬은 지난 11일 열린 K팝 공연에 대해 “전 세계에서 온 스카우트들이 나란히 앉아 K팝 쇼를 즐겼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