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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하늘길 막히자…항공기 리스 투자했던 연기금·공제회 '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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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영 기자I 2020.09.01 01:30:00

리스 수수료·리셀 수익 기대하며 활발히 투자
코로나19에 항공산업 타격…기대 수익률 못 미쳐
"심각한 문제 없다"지만…추후 매각 차질 우려도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하늘길이 사실상 끊기다시피 하면서 항공기 리스에 투자했던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도 애초에 기대했던 수익률에 미치지 못해 근심하고 있다. 리스료가 들어오지 않는 수준의 큰 문제는 현재까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엑시트(투자회수) 과정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16일 연휴임에도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항공기 리스 우후죽순 뛰어들었던 LP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 등 대규모 기관투자자(LP)들이 항공기 리스 투자에 집중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5~6년 전이다. 저금리 시대에 큰 돈을 굴려야 하는 LP들이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항공기 리스에 뛰어든 것이다. 교직원공제회가 지난 2013년 화물기를 사들여 외국 항공사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한 후로 국민연금, 행정공제회 등도 가세했다.

이들은 항공기를 직접 구입해 항공사에 빌려주는 방법 외에도 항공기 리스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이 조성하는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하거나 증권사가 만드는 항공기 리스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항공기 리스는 리스 수수료뿐 아니라 추후 항공기 매각에 따른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국내 연기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국민연금이 지난 2017년 글로벌 항공기 리스회사 BBAM의 항공기 블라인드 펀드에 1억달러를 투자했고, 2016년 행정공제회도 증권사가 운용하는 항공기 리스 펀드 두곳에 총 4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들 펀드의 만기는 대개 10년 내외다.

이 시기 항공기 리스 시장은 성장세였다. 여행객 증가 등으로 항공산업이 성장하면서 비싼 항공기를 구매하기보다는 빌려 쓰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항공기 리스회사인 에어캡(Aercap)에 따르면 항공기 운용 리스 비중은 지난 1997년 22%에서 2017년 43%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에는 전체의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비행기 안 뜨는 상황, 생각이나 했겠나”

문제는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침체하면서 이들이 참여한 펀드 가운데 일부가 예상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펀드 참여 당시 예상 수익률은 대개 5~6% 수준이었지만 항공 산업이 부진하면서 수익률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리스에 투자한 한 LP 관계자는 “현재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투자 당시 비행기가 못 뜰 것이라는 생각을 누가 했겠냐”고 전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여객수가 지난해보다 5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국제 항공 여객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96.8% 감소한 상태다. IATA는 전 세계 항공 수요가 오는 2024년에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아직 리스료가 들어오지 않는 등 심각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LP의 설명이다. 각국 정부가 항공산업 지원책을 내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 역시 임대료 할인이나 납부 유예 등을 조치한 바 있다. 또 다른 LP 관계자는 “외국에서도 국적항공사는 정부 지원이 있어서인지 리스료를 못 낸다거나 배당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있고 정부 지원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수익률은 물론 엑시트 우려도 나온다. 수요가 악화된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제값을 받고 팔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향후 엑시트 과정에서도 비행기 시장이 안 좋다면 가격을 못 받을 위험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당시 항공기 리스 투자가 일부 과열되면서 코로나19 리스크에 영향을 받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시 항공기 리스 쪽으로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심했다”며 “이번에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은 개별적인 계약 조건 등에 따라서 차이가 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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