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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캘리포니아 산호세 연방법원에 NSO그룹이 “위험한 악성 소프트웨어 및 스파이웨어로 애플 고객과 애플 상품 및 서버, 애플을 공격하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에 관여했다”며 NSO그룹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장비 사용을 영구히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에도 NSO그룹의 프로그램이 전 세계 시민 운동가들을 감시하는 데 사용된다는 의혹은 수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시티즌 랩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NSO 프로그램 ‘페가수스’는 카타르 민영 방송사 알 자지라 직원 36명의 모바일 기기를 해킹하는 데 사용됐다. 2019년에는 살해된 멕시코 언론인의 부인 휴대전화에서 페가수스가 발견되기도 했다.
페가수스는 NSO그룹이 개발한 악성 스파이웨어다. 페가수스에 감염되면 해커는 6개월 간 원격으로 상대방의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또, 일정 시간이 지나면 프로그램이 자동 삭제돼 해킹을 들킬 가능성도 낮다. 애플은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인권 운동가의 아이폰에서 페가수스를 발견하고 자체 운영체제(iOS)를 업데이트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9년 메시지 앱 ‘왓츠앱’을 운영하는 메타(당시 페이스북)도 NSO가 왓츠앱 사용자 1400명에게 악성 스파이웨어를 보냈다는 이유로 고소하기도 했다. 윌 캐스카트 왓츠앱 대표는 “애플이 NSO그룹에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 기쁘다”라면서 “이번 소송은 사용자 보안을 위해 우리가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NSO그룹은 각국 정부 정보기관이 테러와 범죄에 대항하기 위해 자사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NSO그룹 관계자는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싸울 수 있는 합법적인 무기를 제공한 것”이라면서 “자사 프로그램을 남용하거나 사용을 금지한 국가와는 계약을 종료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바이든 행정부는 NSO그룹의 프로그램이 인권을 침해하고 권력 유지에 사용된다는 이유로 수출 제한 기업 목록에 등재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의 이번 조치로 NSO그룹이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얻는 피해 보상액 전액에 추가로 1000만달러(약 119억원)를 더해 인권 옹호 단체에 기부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