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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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의사는 뇌출혈 증상을 보이는 B양 몸 곳곳에서 상처와 멍 자국들을 발견,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고 B양은 인천의 한 대형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이후 B양이 학대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판단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제 오전 아이가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는데 이후 잠들었는데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학대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의료진은 B양의 발육 상태나 온몸의 상처로 봤을 때 일회성 학대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당시 B양의 상태를 직접 본 정태석 가천대 외상외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리나 등이나 이런 쪽은 좀 예전에 멍든 거였고 왼쪽 안면 쪽으로 해서 그쪽이 심하게 좀 멍이 든 상태였고 비교적 최근에 든 멍 상태였다”며 “아이의 영양 상태도 좀 많이 불량해 보였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뇌출혈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머리가 아닌 다른 신체 부위에 심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 봤다. 그는 “머리 쪽으로 크게 부딪힌 흔적이라든지 이런 건 안 보이기 때문에 그런 경우 출혈하는 경우는 머리가 크게 흔들리는 경우, 머리에 직접적으로 타격은 아니고 다른 쪽에 충격에 의해서 아니면 머리가 크게 흔들리거나”라고 설명했다.
B양은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지만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는 지난해 8월 입양기관을 통해 B양을 입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양 이후부터 현재까지 B양과 관련한 학대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7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발생한 ‘정인이 사건’과 닮아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인이 사건은 입양된 지 8개월이 지난 생후 16개월의 정인이가 양모의 모진 학대로 췌장과 갈비뼈 등에 치명적 상처를 입어 사망한 사건으로 검찰은 양모에게 사형을 구형할 만큼 심각한 범죄로 인식됐다.
계속해서 입양 가정에서의 아동학대가 되풀이되면서 입양 절차 및 양부모에 대한 검증, 사후 관리 등 절차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