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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곳 다 똑같네”…中 여행기 늘어나니 관심도 ‘쑥’

이명철 기자I 2024.09.16 12:30:00

장가계, 한국인 대표 인기 여행지…관련 영상 봇물
베이징·상하이 물론 지역 곳곳 현지 생활 콘텐츠도
中 여행 진입장벽 아직 높아…개방 조치 ‘슬금슬금’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유튜브에서 최근 중국 여행기를 다룬 영상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중국 여행이라고 하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장자지에(장가계)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베이징·상하이 같은 대도시는 물론 윈난(운남)·주자이거우(구채구) 등 숨겨진 관광지들이 많다. 최근에는 북한 접경 지역에 대한 콘텐츠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후난성 장자지에(장가계)에서 관관객들이 스카이워크를 걷고 있다. (사진=AFP)


16일 유튜브에서 ‘중국 여행’을 검색하면 중국과 관련한 수많은 영상들이 눈에 띈다.

가장 많이 보이는 영상은 장가계다. 영화 ‘아바타’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장가계는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국에서 많은 항공사들이 노선을 열어 운항하고 있고 여행사들의 상품 판매도 활발하다.

방송에서도 장가계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고 유튜브 역시 장가계까지 열차를 타고 가고 숙박업소를 찾고 맛집에서 음식을 즐기며 장가계의 자연경관과 관광지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많이 볼 수 있다.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많이 보이는 계정은 여행 관련 콘텐츠를 주로 올리는 ‘예또세상’이다. 구독자 13만명 가량의 예또세상은 중국어를 수준급으로 구사하는데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중국 도시와 시골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현지인들과 대화하고 현지 음식을 직접 먹어보는 콘텐츠를 올리곤 한다.

유튜버 ‘예또세상’이 중국 현지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예또세상 계정에서 가장 조회수가 많은 영상은 아침 일찍 하얼빈 시장에 들러 현지식으로 아침 식사하는 내용이다. 죽 한그릇과 반찬까지 1.5위안(약 280원)밖에 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이 눈길을 끈다.

예또세상은 중국 네이멍구에 위치한 신도시 어월둬쓰를 찾고 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찾는 등 부동산 관련 영상들도 게시돼 관심을 끈다. ‘세계는 요지경’(구독자 약 20만명)은 광저우시에 있는 초대형 아파트 단지 화과원 탐방기를 올리기도 했다.

124만 구독자를 보유한 ‘육식남’은 상하이를 방문한 콘텐츠를 올리기도 했다. 상하이에서 동파육, 룽샤, 만두 등의 음식을 즐기는 내용으로 게시된 지 약 6일만에 60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중국 관련 콘텐츠들을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상을 볼 때 눈에 띄는 것은 유튜브 사용자들의 반응이다. 중국 관광지의 부실한 시설이나 낮은 공중도덕, 무질서한 모습이 여과 없이 드러나기 때문에 이를 비판하는 댓글도 많지만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라는 내용의 댓글도 적지 않다.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영상에서 나오는 중국인들은 이질적이지도 않고 대부분 친절한 편이다. “중국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영상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거나 “영상을 보고 중국을 한번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라는 사용자들도 있다.

유튜브에서 ‘중국 여행’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숏폼 영상들.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실제 중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가 많다. 만약 중국이 동남아 같은 나라들처럼 좀 더 개방적인 분위기였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중국 현지 교민들의 전언이다. 이럴 때 유튜브 영상이 한국과 중국의 교류를 조금이나마 촉진할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실제 중국을 찾는 한국인들도 늘고 있다. 숙박 등 예약 플랫폼인 클룩은 올해 추석 연휴 때 중국 여행 예약건수가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170%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물론 한국인을 비롯해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여행하기에 중국은 진입장벽이 높다. 일단 중국에 가기 위해선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단수 관광비자라도 비자 발급센터를 직접 찾아가야 하는 불편이 있고 비용도 약 5만원으로 적지 않다. 비자 발급 대행을 이용하며 가격은 10만원대로 치솟는다.

구글 지도, 네이버 같은 해외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주요 관광지에서도 중국어로만 소통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현지 앱을 이용하지 않으면 신용카드는 물론 위안화 현금 결제가 불편하고 택시를 타거나 배달 음식을 시키기도 어렵다.

여기에 반간첩법 같은 국가안보 관련 규제가 늘어나면서 자칫하면 검문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미약하지만 점진적으로 개방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은 중국 간편 결제사와 제휴 맺고 현지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베이징일보는 이달 13일부터 외국인이 지하철 탑승할 때 마스터·비자 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해외 휴대폰 번호로 등록이 가능한 국제 앱 출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하이 와이탄 지역 일대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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