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할 말을 잃었다. 밀크티 컵 위에 펄로 만든 떡볶이, ‘펄볶이’가 얹혀있다. 마치 어린 시절 학교 앞 분식집에서 즐겨 먹던 ‘콜팝’을 연상시킨다. 평소 내가 알던 공차가 맞나 싶다. 독특한 이질감이 뭔가 새롭다. 펄볶이 맛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다. 누구나 상상하는 그 맛이다. 강점은 이질적인 조합에 있다. 차가운 밀크티 한 모금과 뜨겁고 매콤한 펄볶이가 혀를 계속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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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공차는 3월말 홍대점, 명동점, 서울대점 등에서 펄볶이의 파일럿 판매를 진행했다.
홍대점과 명동점을 찾아 맛보기에 도전했지만 매번 품절로 구매에 실패했다. 결국 서울대점까지 가서야 제품을 맛볼 수 있었다. 제품은 ‘오리지널 펄볶이‘, ‘마라 펄볶이’ 두 가지였다. 기존 밀크티 제품과 함께 선택해 콤보로 나오는 식이다. 작은 플라스틱 숟가락도 같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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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장점은 여기까지다. 사실 불편한 점이 더 크다. 펄볶이의 뚜껑을 열다 보면 손이나 테이블이 소스 범벅이 된다. 플라스틱 컵 특성상 밀봉 처리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펄볶이는 매장 취식이 불가능하다.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여러 가지를 따져보면 펄볶이를 두 번 이상 찾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았다.
사실 펄볶이는 마케팅 수단의 역할이 더 크다. 이윤이 목적인 상품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목표는 공차가 ‘2030 세대’에게 입소문이 나는 데 있다. 공차는 차분하고 정적인 ‘차’(茶) 브랜드색이 강하다. 이 때문에 10대들 사이에선 ‘엄마들이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펄볶이는 이를 바꾸기 위한 일환인 셈이다.
대다수의 이색 상품이 이런 목적으로 탄생한다. 공차는 현재 게임·패션브랜드와도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 중이다. 미래 소비자층에게 끊임없이 존재감을 내보이기 위해서다.
공차는 현재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국 현지의 2세대 밀크티라고 불리는 헤이티(喜茶), 차백도(茶百道) 등이 최근 국내에 상륙해 한국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이기도 하다. 현재 공차코리아 대주주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TA어소시에이츠는 엑시트(투자금회수)를 준비 중이다. 앞서 TA어소시에이츠는 2019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UCK파트너스로부터 3500억원에 공차를 인수했다. 현재 공차의 시장 가격은 약 6000억원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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