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혁신치료제 승인"…경쟁 치열해지는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

이광수 기자I 2022.06.03 08:10:17

사노피 ''BIVV001'' FDA 혁신치료제로 승인
로슈 블록버스터 ''헴리브라'' 경쟁자로 꼽혀
혈우병 치료 시장 14조원…"2028년까지 매년 5%씩 성장"
美바이오마린 허가 신청 또 연기…불확실성 확대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SNY)가 개발중인 A형 혈우병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승인 받으면서 최종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로슈(CHF)의 블록버스터 ‘헴리브라(Hemlibra)’의 잠재적 경쟁자로 사노피의 치료제를 꼽는 만큼 혈우병A 치료제 시장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가 결핍해 피가 멎지 않는 희귀질환이다. 제8인자가 결핍된 A형과 제9인자가 결핍된 B형으로 나뉜다. A형이 전체 환자의 80%가량을 차지한다.

혈우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 부족한 인자를 계속 투약해주는 방법이 현재 유일한 치료법이다. 기존 A형 치료제는 혈우병 환자가 일주일에 여러번 정맥주사를 맞아야 한다. 투약을 놓치게 되면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사진=사노피)
◇사노피 새로운 A형 혈우병 치료제 혁신치료제 승인

2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사노피가 개발한 에파네스옥토코그 알파(Efanesoctocog alfa) ‘BIVV001’의 임상 3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약을 혁신치료제로 승인했다. 사노피의 주가는 올들어 11.94% 상승했다.

현재 이 분야 블록버스터인 로슈의 헴리브라는 의료진에 판단에 따라 주1회에서 한 달에 1회 정도로 투여하도록 하면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였다. 다만 여전히 일부 환자는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급성 출혈을 겪고 있다는 게 아쉬움으로 지적돼왔다.

사노피가 개발 파트너 스웨덴의 소비(Sobi)와 함께 개발중인 치료제는 기존 혈우병A 치료제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설계됐다. 존리드 사노피 연구 및 개발 글로벌 책임자는 “혁신 치료제 지정은 에파네스옥토코그 알파가 보다 오랜기간 동안 더 높은 보호 기능을 제공해 A형 혈우병 환자 치료를 혁신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슈의 헴리브라 (사진=로슈)
에파네스옥토코그 알파는 사노피가 지난 2018년 바이오베라티브(Bioverativ)를 약 116억달러(약 12조원)인수하면서 확보하게 된 치료제다. 바이오베라티브는 2017년 바이오젠(BIIB)의 혈우병 사업부가 분사한 것이다.

사노피는 A형 혈우병 치료제 ‘엘록테이트’를 이미 가지고 있다. 2014년 FDA의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도 출시돼 있다. 올해 1분기 엘록테이트에서 1억8000만유로(약 2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혈우병 치료 시장 14조원…연평균 5% 성장

이처럼 활발하게 신약이 연구되는 이유중 하나는 높은 시장성에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혈우병 치료 시장 규모는 2021년에 111억달러(약 14조원)를 넘어섰다.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려는 개발사들이 많다. 사노피와 달리 혈우병A 치료제에 진입하려는 또 다른 개발사는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외신을 종합하면 사노피의 에파네스옥토코그 알파가 혁신 치료제로 승인받은 날 미국 바이오테크 바이오마린(BMRN)은 혈우병 치료제 FDA 승인 신청을 연기했다.

GC녹십자의 그린진에프 (사진=녹십자)
이는 FDA가 추가 정보를 담기를 요구하면서 내린 결정으로 바이오마린의 허가 신청은 이달에서 9월로 연기됐다. 바이오마린은 당초 2020년 하반기에 FDA 승인 신청을 하려했지만, FDA가 임상시험 참가자에 대한 2년 추적 데이터를 요구하면서 연기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GC녹십자(006280)가 지난 2010년 전 세계에서 세 번째,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전자 재조합방식의 A형 혈우병 치료제를 개발했다. 지난해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 문턱을 넘어섰다. 지난달 차세대 혈우병 치료제인 ‘MG1113’ 임상 1b상에 돌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