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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맛·풍미 그대로…무알코올 맥주 '술술'

김무연 기자I 2020.11.10 05:30:00

전 세계적으로 MZ세대, 무알코올 주류 수요 증가세
무알코올 음료시장, 2024년까지 연평균 7.6% 증가
‘버드와이저’, ‘칼스버그’ 등 무알코올 맥주 내놔
국내 주요 주류회사도 무알코올 맥주 경쟁 합류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홈술족’인 안선호(38·가명)씨는 최근 ‘무알코올 맥주’를 즐기고 있다. 처음에는 술을 마시는 기분은 내고 싶지만 취하는 것이 싫어 시험 삼아 사 먹어 봤지만 지금은 ‘무알코올 맥주’ 전도사가 됐다.

안씨는 “예상과 달리 무알코올 맥주는 기존 맥주와 맛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술 마시는 기분을 내기 좋다”라면서 “술자리를 좋아하지만 술을 잘 마시지 못하거나 취하는 것을 싫어하는 주변인들에게 무알코올 맥주를 적극 권하고 있다”고 했다.

칼스버그의 ‘투보그 눌’(사진 왼쪽)과 버드와이저의 ‘버드와이저 제로’(사진=각 사)
MZ세대를 중심으로 음주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독주 대신 저도주를 마시며 ‘취하는 술자리’를 지양하는 것을 넘어 술자리 분위기만을 즐기기 위한 ‘무알코올 음료’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무알코올 맥주 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9일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60억 달러의 규모였던 세계 무알코올 음료시장 규모는 2024년까지 연평균 약 7.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무알코올 맥주는 금주를 선택하거나 알코올 소비를 조절하려는 밀레니얼 세대에서 소비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무알코올은 물론 저칼로리와 저도수 맥주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류 기업들은 무알코올 맥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버드와이저는 지난 7월 저칼로리·무알코올·무설탕 맥주인 ‘버드와이저 제로’를 출시했다. 칼스버그 또한 알코올 함량 0%의 ‘투보그 눌’(Tuborg Nul)을 출시하며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국내 무알코올 맥주. 사진 왼쪽부터 ‘하이트제로0.00’,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카스 0.0’(사진=각 사)
국내 주류업체들도 커가는 무알코올 맥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2년 13억원 규모였던 무알코올 시장은 7년여만에 150억원대까지 성장했고, 올해 말 200억원대로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음주문화가 변해 주류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야할 유인이 생긴 영향이 크다.

가장 먼저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 뛰어든 것은 하이트진로다. 지난 2012년 하이트진로 계열사인 하이트진료음료는 무알코올 맥주인 ‘하이트제로0.00’을 출시했다. 하이트제로0.00은 올해 9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31% 성장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행됐던 9월 한 달간 하이트제로0.00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4%나 늘었다.

경쟁사들도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2017년 롯데칠성은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내놨고 칭따오는 지난 6월 무알코올 맥주 ‘칭따오 논알콜릭’을 출시했다. 오비맥주 또한 지난달 26일 맥주에서 알코올만을 추출한 ‘카스 0.0’을 출시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무알코올 주류 시장이 커지는 추세인데다, 최근에는 취하지 않는 술자리를 즐기는 ‘스마트 드링킹’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라면서 “회사 차원에서도 카스0.0 출시 뿐 아니라 스마트 드링킹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시장의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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