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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이크 월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JD 밴스 부통령의 부인 우샤 밴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 장관 등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그린란드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방문은 ‘비공식’ 성격으로 진행된다고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월츠 국가안보보좌관과 라이트 에너지 장관은 그린란드의 미군 시설인 피투피크(Pituffik) 우주 기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는 미군의 주둔이 늘어나는 것엔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영토를 미국에 넘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번 방문은 그린란드에서 지방선거와 새 정부 구성 협상이 진행 중인 시점에 이루어지는 만큼,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 데모크라아티트당의 옌스-프레데릭 닐센 대표는 “현재 연립정부 구성 협상과 지방선거가 진행 중인데, 이번 방문은 또다시 그린란드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린란드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뮤테 에게데 총리 역시 이번 방문을 단순한 친선 방문으로 볼 수 없다며, “이는 우리를 향한 힘의 과시”라고 지적했다.
메테 프레데릭센덴마크 총리 역시 미국의 방문에 우려를 표하며 “우리는 미국과 협력하길 원하지만, 이는 반드시 주권과 상호 존중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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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으며, 지난 1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개인 방문’ 명목으로 그린란드를 찾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린란드 주민의 85%가 미국과의 합병에 반대하고 있으며, 찬성하는 비율은 단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란드 의회에 속한 모든 정당 지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개입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덴마크 의회에서 활동하는 그린란드 출신 의원 아야 체믹 역시 덴마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외부 세력이 우리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덴마크의 전 외교장관이자 야당 의원인 마르틴 리데고르는 “이번 방문은 덴마크와 그린란드 모두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선을 넘은 것”이라며, “이제는 덴마크와 그린란드가 힘을 합쳐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의 부인 우샤 밴스 측은 이번 방문이 역사 유적 탐방, 그린란드 문화 체험 및 개썰매 대회 참관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개썰매 대회를 주최하는 단체는 그린란드 언론에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으로부터 거액의 비공개 후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