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희 성신여대 법과대학 학장]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규제 및 경쟁 환경 조성은 구조적 복잡성과 특수성으로 인해 장기간 정책적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단말기 유통 체계에 관한 규제적 접근 방식은 통신정책의 핵심 쟁점으로 지속돼 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사들의 단말기 장려금 관련 행위를 규제했고, 2014년 단말기유통법을 근거로 이를 체계화했다. 이른바 상황반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번호이동 가입자 숫자 및 장려금을 규제하고, 이동통신사 담당자들이 서로 단말기유통법 위반사실을 방통위에 신고하도록 하는 창구로도 활용했다.
이러한 규제로 말미암아 비정상적 단말기 유통 관행이 제한돼 시장이 안정화됐고, 극히 일부 고객에만 편중됐던 단말기 가격 할인혜택을 다수의 고객들이 갖게 돼 전체적인 소비자후생이 증가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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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러한 규제 체계에 따른 사업자들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담합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조만간 이를 제재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한다. 사업자 간 경쟁제한적 합의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는 경쟁법적 관점에 충실한다면 단말기 장려금의 상한을 정하는 것은 다소 어색할지 모른다.
그러나,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여러 가지 특수성이 있다는 점, 해당 행위의 발단이 시장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에서 입법된 단말기유통법을 집행하고자 하는 방통위의 강한 규제 요구에서 비롯된 점, 이동통신사가 그 요구에 순응하여 시장 안정화와 이용자 보호라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동일한 행위에 대해 정부 규제에 순응한 자를 다른 규제로 2중 제재하는 상황은 자칫 시장 참여자들과 소비자들로 하여금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및 불확실성을 갖게 할 우려가 있다
미국의 규제 전문가인 Cass Sunstein 교수는 효과적인 정책 집행을 위해서 정부 부처 간 명확한 역할 분담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라고 한 바 있다. 2009년 방통위와 공정위는 ‘중복제재 해소를 위한 합의문’을 채택했고, 2020년에도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러한 기관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정부의 일관된 규제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인식한 결과로 해석되어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에 방통위의 규제에 순응했더니 담합이 되고, 공정위의 경쟁규제에 순응했더니 또 다시 과열경쟁이 재현되어 방통위의 규제를 받게 되는 규제적 딜레마가 있다면, 이는 사업자에게 너무 불합리한 결과이기에 범 정부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해 주어야 할 과제다.
경쟁법적 관점에서 다소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방통위의 장려금 규제 결과 및 그에 따른 사업자의 행태가 단말기유통법이라는 입법자의 결단에 근거한 것이라면 단말기유통법과 공정거래법의 정책적 충돌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것이 원팀(One-team)이어야 할 정부 규제 체계를 확고하게 할 수 있다.
지금은 AI와 데이터 등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건곤일척(乾坤一擲)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 스스로 규제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어야 수범자인 사업자들도 정부 정책에 예측가능성과 신뢰를 가지고 혁신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 그 혜택은 국민들의 몫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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