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백드롭]`널뛰는` 尹 지지도…여론조사 왜 이래

이성기 기자I 2020.11.14 08:15:00

24.7%→11% `반토막` 해석은 단편적
조사 방법·대상 차이 등 구체적 `방법론` 들여다봐야
최근 상승세는 분명, `윤석열 신드롬` 실체 뚜렷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11% 대 24.7%.`

최근 며칠 사이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얻은 지지율 수치이다. 여론조사 기관 한길리서치는 지난 11일 윤 총장이 24.7%의 지지율로 여야 주자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한 반면,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윤 총장은 11%를 기록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19%)와 이재명 경기지사(19%)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같은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cbs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윤 총장은 11.1%의 지지율을 기록해 이 대표(21.1지%), 이 지사(20.9%)에 이어 3위 자리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윤 총장의 지지율이 `반토막` 났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8개월 만에 전국 검찰청 순회 간담회를 재개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 지역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전지검에 도착해 강남일 대전고검장, 이두봉 대전지검장 등과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는 조사 방법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비교한 단순한 해석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우선 여러 조사기관들의 결과를 볼 때 어떤 잣대로 조사를 실시한 것인지 `방법론`을 들여다봐야 한다. 면접 조사와 자동응답시스템(ARS), 유·무선 비중, 조사 시간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면접 조사의 경우 규범적 응답을 내놓은 `샤이 팩터`(Shy factor) 현상이 발생한다. 조사 대상자의 속마음과는 달리 대세에 따르거나 모범 답안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샤이 트럼프` 혹은 `샤이 바이든` 등 대개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이나 집단에서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에 비해 ARS 방식의 경우 솔직한 답변을 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대신, 심층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잘못 입력하는 `비표본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도 면접 조사에 비해 높다.

조사 방식이 주관식이냐 객관식이냐, 유·무선 비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결과에 차이가 생긴다. 문항 제시 순서를 뜻하는 `오더 이펙트`(order effect), 조사 기관이 어디인지를 말하는 `에이전시 이펙트`, 지지도·적합도·선호도 같은 용어 선택 등도 영향을 미친다.

윤 총장이 24.7%의 지지율을 얻은 한길리서치의 경우 조사 대상을 여야에서 각각 지지율 3위 안에 든 후보로 추렸다. 후보군이 압축된 데다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아예 제외되면서 일종의 여론 쏠림 현상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간 단위로 정기 조사를 하고 있는 리얼미터의 경우, 범여권과 범야권 후보를 각각 5~6명씩, 총 10~12명 이상의 선택지를 제공해 조사하고 있다. 최근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은 17.2%를 차지해 이 대표와 이 지사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의 설문조사는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자유 응답형 조사 방식이었다.

대상과 조사 방식 등에 있어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근 윤 총장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공통적으로 윤 총장이 오차 범위 밖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윤석열 신드롬`의 실체가 뚜렷하다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 내에서 윤 총장을 `우리 쪽 선수`로 인식하고 있는 듯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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