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사장이 추진하는 신사업들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다. 태양광부터 배터리 사업까지 건설부문을 넘어서 향후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신성장사업을 추진 중인 허 사장은 두산인프라코어(042670) 인수전에도 뛰어들며 장비 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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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사모투자펀드(PEF)인 도미누스프라이빗에쿼티와 컨소시엄을 꾸려 공동으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는 GS건설 컨소시엄 외에도 현대중공업지주·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 유진그룹, 글랜우드PE, MBK파트너스,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등이 참전했다.
GS건설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참여는 신사업 확대라는 경영전략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은 허 사장 주도로 기존 건설 산업와 연관있는 신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과 유럽의 선진 모듈러 업체를 각각 인수했다. 폴란드의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 회사 단우드와 영국 소재 철골 모듈러회사 엘리먼츠다. 모듈러는 건축물의 주요 구조물을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 공장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이다.
두산인프라코어도 건설기계, 공작기계, 엔진 등을 개발해 판매하는 회사로 GS건설의 주택 산업과 밀접하다. GS건설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장비를 제조하기 때문에 엄연히 다른 사업이지만, 기존 건설산업의 확장 개념이어서 생뚱맞은 사업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 장비를 직접 제조하고 수출할 수 있는 거대 건설제조회사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된다”며 “기존 건설사업과의 시너지까지 이룰 수 있어 안정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사업 확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6월 말 기준 GS건설의 현금자산이 약 2조에 달하는 만큼 인수를 하는 데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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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으로선 이번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이 ‘4세 오너 경영체제’ 기틀을 굳히는 마지막 실험대가 될 수 있단 분석이다. 쟁쟁한 경쟁상대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유진그룹을 이겼다는 것만으로도, 허 사장의 경영 능력은 재평가 받을 수밖에 없다.
GS건설은 이번 3분기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영업이익 210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2조 3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7% 증가했다. 특히 신사업 부문이 영업 이익을 끌어당겼다. 기존 GS건설의 주력 부문인 건축·주택부문(23.5%)에 이어 신사업 부문도 18.8%를 차지했다.
심지어 3분기 매출로 봐도 4가지 부문(토목·플랜트·건축·신사업) 중 유일하게 신사업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올해 1분기 900억원이던 매출은 2분기 1441억원, 3분기 1890억원으로 연일 늘고 있다. 지난해 분기당 평균 신사업 매출이 600억원대에 그쳤지만, 허 사장이 취임한 후 1000억원을 돌파했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을 통해 차별화한 주택 수익성과 정상화되고 있는 신사업을 재확인했다”며 “2021년에도 자체사업 확대, 신사업 및 자회사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허 사장의 강한 신사업 추진력에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바로 회사 지분율이 낮다는 점이다. 허 사장의 GS건설 지분은 0.43%에 불과하다. △허정수 GS네오텍 회장(3.23%) △허진수 GS칼텍스 의장(3.79%) △허명수 GS건설 전 부회장(3.05%)보다도 적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허 사장의 지분율은 추후 오너가 되기에는 지분율이 너무 낮다”며 “나중에 허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방법 모두 증여세와 현금 등 큰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리스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