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죽는데, 동네마트 장사 잘 되네”…코로나19 역설

이윤화 기자I 2020.04.13 05:30:00

대형마트 매출은 줄고, 동네 개인마트는 수혜
온라인 배송 늦어지자 생필품 구매 집 앞에서
개인마트 배송, 물품 관리 돕는 ‘로마켓’ 등장

서울 서대문구 한 중소마트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사진=함지현 기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서울시 구로구에서 대형 식자재 마트를 운영하는 A씨(60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해도 동네 손님들 발길이 끊길까 전전긍긍했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매출 사정이 나아져 안도했다. 주말이면 대형마트, 교외 아울렛 등으로 빠져 나가던 사람들이 동네 마트로 많이 몰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근처 대형마트와 경쟁했다면 이제는 쿠팡보다 더 빠른 ‘동네 배송’ 장점을 강조하면서 온라인 채널과 경쟁하고 있다고 A씨는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유통 채널의 변화. (자료=닐슨코리아)
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을 꺼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가 확산하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들 발길이 줄어드는 것과 반대로 의외의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곳이 있다. 바로 동네 개인 마트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 급증으로 배송이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해 식료품 등 당장 필요한 물품을 동네 슈퍼에서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3월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하던 2020년 5~8주차(올해 1월 마지막주~2월 셋째주) ‘근린 채널’로 분류되는 개인소형 및 일반 마트, 개인대형 마트, 편의점, 조합 마트 등의 구매액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30%대 성장률을 보인 온라인 채널을 제외하고 본다면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에서는 대형 마트를 제외하고 모두 근거리에 있는 유통 채널의 구매액이 증가한 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온라인 채널의 성장률이 두드러진 가운데서도 즉석밥, 물, 라면 등 당장 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은 배송에 걸리는 시간을 참지 못하고 동네 앞 슈퍼에서 구매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후 유통 채널의 변화. (자료=닐슨코리아)
2020년 8주차인 2월 17~23일까지 일주일 간 개인대형 마트는 구매액, 객수, 객단가 모두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구매액 성장률은 14%, 객수는 8.6%, 객단가는 5% 정도 올랐다. 세부 품목을 살펴보면 제과, 가정간편식(HMR), 식재료, 음료 등의 성장 폭이 컸다.

근거리 유통 채널이라는 동일한 이유로 편의점도 그동안 판매 비중이 높지 않았던 식재료 등의 판매가 늘었다.

같은 기간 편의점 채널의 구매액 성장률은 15.9%, 객수는 9.9%, 객단가 역시 5.5%로 일제히 올랐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특이하게도 주류보다 식재료의 성장률이 높았다.

로마켓 앱.(사진=질경이)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동네 마트 역시 배송 전쟁에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했다. 최근 질경이가 출시한 동네 마트 전용 배송 애플리케이션(앱) ‘로마켓’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동네 마트라는 ‘접근성’과 ‘식자재 등 주문 즉시 배송’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가맹점주 요청 시 원격지원으로 작업을 하면 20분 만에 해당 마트의 모바일 앱을 만들 수 있고, 소비자들 역시 즉시 이용할 수 있다. 판매시점정보관리(POS)기 자동 연동 시스템으로 물품 관리도 훨씬 편리하게 할 수 있다.

실제로 로마켓 앱 서비스를 이용해본 개인 마트 직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포에 위치한 마트 담당자는 “로마켓은 상품 관리를 자동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면서 “가격이 다르게 노출되는 문제로 고객 클레임이 다수 발생했는데 로마켓 이용 후 고객 불만도 줄고 직원 피로도가 낮아져 능률적인 마트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마트 담당자 역시 “로마켓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디테일 한 인터넷 매장 관리가 가능해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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