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탱크로 대령 들이받았다… 사기 떨어진 러시아군 하극상

송혜수 기자I 2022.03.26 11:17:48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부대의 한 지휘관이 소속 병사가 모는 탱크에 치여 숨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투 중 부대 내 사망자가 늘어나자 이에 불만을 품고 하극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의 유리 메드베데프 대령이 다리에 중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들어가는 영상이 공개됐다. (사진=트위터 캡처)
25일(현지시각) 더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는 최근 탱크에 치여 숨진 러시아군의 유리 메드베데프 대령에 대해 “그가 부대원에 의해 고의로 살해당한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기자 로만 침발리우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37 독립 근위 차량 소총 여단의 여단장인 메드베데프 대령이 부대원이 모는 탱크에 치여 숨졌다고 밝혔다.

침발리우크는 “메드베데프 대령이 이끄는 부대는 키이우 서쪽 마카리우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부대원 1500명 중 절반이 죽거나 부상당했다”라며 “동료의 사망 등에 분노한 한 부대원이 전쟁 중 틈을 타 탱크를 몰고 메드베데프 대령을 향해 돌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로 인해 메드베데프 대령은 두 다리를 심하게 다쳐 벨라루스 병원으로 이송됐다”라며 “대령은 무공훈장을 받아 병원에 입원해 보상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후 침발리우크는 메드베데프 대령이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선 추가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에 몇몇 외신은 메드베데프 대령 관련 보도가 정확히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메드베데프 대령이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있지만 실제로 그가 사망한 것인지에 대해선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이 언급한 영상은 지난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가 공개했던 영상이다. 해당 영상에서 메드베데프 대령은 다리를 담요로 감싼 채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군 차량에서 들것에 실려 옮겨지는 장면도 있었다.

(영상=트위터 캡처)
이를 두고 가디언은 메드베데프 대령이 다친 것은 분명하나, 사망했다는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메드베데프 대령이 실제로 숨진 것이라면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러시아군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된다.

영국 등 서방국가들은 러시아군 내의 사기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초 순식간에 끝날 것이라 예상했던 전쟁이 소모전으로 바뀌고 있는 탓에 병력 손실과 식량 문제 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텔레그래프는 남부 미콜라이우 인근에서 러시아 부대가 막대한 손실을 보자 이에 격렬하게 불만을 토로한 러시아 병사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이 공개한 해당 통화에서 병사는 부대의 절반이 동상에 걸렸는데 치료해줄 생각도 하지 않고, 방탄조끼도 부실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상관에게 얘기했지만 강인해져야 한다는 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또 시신을 돌려보내지 못해서 며칠이나 같이 다녀야 했다면서 체첸에서도 상황이 이렇지는 않았다고 불평했다.

이에 더 타임스는 최근 러시아군 장군 7명이 연이어 사망한 것을 두고 사기 저하로 인해 장군들이 최전선에 직접 나서는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우크라이나 곳곳에 버려진 러시아 군용 차량은 탈영의 흔적이라고 했다.

한편 나토는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7000명에서 1만 5000명 정도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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