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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몸비족’(smombie·스마트폰+좀비)이 헬스 클럽과 수영장, 대중목욕탕 등 신체 노출이 불가피한 공중이용시설에서도 자주 출몰하면서 주위에 피해를 끼지고 있다. 현행법상 이들 장소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몰래카메라 우려 등 주변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스몸비족은 길을 걷거나 차를 몰 때도 스마트폰 화면만 쳐다본다는 뜻이 담긴 신조어다.
공중이용시설 스몸비족(族)…주변 신경 안 써 ‘민폐’
전자업계에 따르면 2010년 11월 모토로라 ‘디파이’(Defy) 출시 이후 방수방진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 20여종이 시중에 유통 중이다. 수심 50m에서도 견딜 수 있는 ‘애플와치2’ 등 방수방진 기술이 적용된 착용형(웨어러블) 기기도 5종이 넘는다. 대부분 물 속에서도 카메라 촬영이 가능할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다. 소니와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LG전자도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방수방진 기능을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스몸비족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대학원생 김모(28)씨는 “평소 혼자 욕실에서 샤워할 때 음악을 틀어놓는 습관이 있어 목욕탕에도 스마트폰을 갖고 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밀한 공간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높다. 최두호(25·홍익대4)씨는 “우선 경계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나쁜 의도로 쓰는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사진이 찍혀 유포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여성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이모(31·여)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몰카 동영상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최하람(18·일산 세원고3)양은 “하도 안 좋은 뉴스가 많다 보니 (탈의실 등에서)옷을 갈아입을 땐 동성이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닌지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고 전했다.
“몰카범 오해 억울”…법적 규제 필요할까
스몸비족은 예비 범죄자로 보는 주위의 시선이 되레 못마땅하다고 항변한다. 장모(32)씨는 “몰카가 목적이라면 은밀한 방식을 고안하지 드러내놓고 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일부 부주의한 사용자 때문에 퍼진 괴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현재 공중이용시설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제는 없는 상태다. 지난 2005년 개정된 공중위생관리법 시행 규칙은 목욕탕·발한실(사우나)·탈의실에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전까지 도난 방지 등의 이유로 CCTV를 설치했지만 사생활 침해 우려에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지난 2011년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 역시 누구든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장소에서 개인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CCTV를 설치·운영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수철 한국목욕업중앙회 사무총장은 “지난해부터 연중 40차례 목욕탕 업주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 과정에 ‘스마트폰 사용 자제를 권고하라’ ‘입구에 타인을 배려해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안내문 부착’ 등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경우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법적 규제까지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 규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아직 형성되진 않은 걸로 보인다”며 “공중이용시설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몰카 범죄가 빈발한다면 논의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조윤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법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에티켓 스티커(스마트폰 카메라 가릴 작은 스티커) 배부와 같은 캠페인을 병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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