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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88.7원)보다 3.7원 내린 1385.0원에서 마감했다. 장중에는 1391.5원을 터치했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 지난 7월 3일(1391.9원) 이후 약 석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9월 말 환율은 장중 1303.4원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10월 들어 환율은 3일을 제외하고 연일 상승하며 1390원대까지 급등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00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국내외 변수들이 모두 고환율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가까워진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 자산 투자) 현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쏠림이 두드러지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20% 보편 관세 공약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국채 발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교역 상대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요인이다. 이에 따라 금리가 오르면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달러 강세를 부추기게 된다.
또한 일본의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달러 강세가 지지되고 있다. 지난 27일 일본 총선에서 정치자금 스캔들 여파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자민당이 의회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멀어진다는 우려에 엔화 매도, 달러화 매수를 부추겼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53엔대로 올라섰다. 엔화 가치는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국내 수출도 둔화하는 흐름이 포착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월 1∼20일 일평균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8월과 9월 각각 18.5%, 18.0%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확 쪼그라든 것이다.
내수 회복세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선방하던 수출마저 흔들리면 정부의 경기 낙관론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인 0.5%에서 한참 못 미친 0.1%에 그쳤다.
미국 대선을 소화하면서 단기적으로 환율은 1400원을 재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그치지 않고 추세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서 1400원대가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홍철 iM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환율의 1400원 재돌파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유가와 미 대선 결과”라며 “유가 급등 혹은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 등으로 1450원 수준을 돌파하는 환율 흐름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주식시장과 경기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