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세대교체 롤모델'…바통 넘긴 스카이레이크·VIG파트너스

송재민 기자I 2024.06.28 12:00:00

[사모펀드 세대교체]⑤
성공적 세대교체로 선례 만든 1세대 PEF
파트너십 체제로 전환…조직 변화 최소화
지배구조 재편 통해 안정성·지속성 도모

사모펀드가 국내에 태동한지 20년이 지났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세월이 흐르면서 국내 사모펀드를 자리잡게 한 1세대들은 이제 다음을 생각해야하는 시기가 됐다. 앞으로 20년 이상을 성공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경영 승계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사모펀드 경영 승계 문제는 출자의 주요한 요건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국내에서도 세대교체 행보를 이미 보이고 있는 곳들과 서서히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곳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 주요 사모펀드들의 세대교체 상황을 총 여섯 편에 걸쳐 정리해본다.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1세대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는 성공적인 세대교체 모델을 만들어냈다. ‘진대제 펀드’로 이름을 알린 만큼 세대교체라는 변화가 조직에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파트너십 체제를 택해 자연스러운 전환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대표이사 회장.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006년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한 중견 사모펀드다. 진 회장과 임직원은 2020년 11호 펀드부터 회사를 파트너 체제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진 회장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지분 50%, 기존 임원들이 나머지 50%를 보유한 새 운용사를 설립하면서 승계가 이뤄졌다. 사명도 새로 바꾸면서, 1세대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서 2세대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 세대교체를 이룬 셈이다.

스카이레이크가 기존 단일 오너 체제에서 파트너 체제로 지배구조를 재편한 건 승계 체제를 갖추기 위함도 있지만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운용업 특성상 특정인을 앞에 내세우면 그에 따른 리스크가 펀드 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담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차례 세대교체를 마친 이후에도 스카이레이크는 김영민 부사장(1973년생)과 이상일 부사장(1972년생)을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두 인물은 스카이레이크 핵심 운용역으로 평가되며, 1970년대생을 중심으로 하는 세대교체 흐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스카이레이크는 지난해 MBK파트너스에 넥스플렉스를 5300억원에 매각해 원금 대비 수익률 6배 이상을 회수하는 한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야놀자, 헬리녹스, 티맥스소프트 등에서 투자 성과를 냈다.

◇60년대생에서 70·80년대생으로 ‘영 파워’

스카이레이크와 함께 1세대 PEF로 꼽히는 VIG파트너스도 최근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시니어 멤버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60년대생에서 70·80년대생으로 자연스러운 교체가 이뤄졌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왼쪽), 신창훈 VIG파트너스 대표(오른쪽). (사진=VIG파트너스)
지난 2011년부터 VIG파트너스를 이끌어왔던 창업 멤버 박병무 대표와 신재하 대표가 대표직을 인계하면서 올해부터 이철민·신창훈 대표, 정연박·한영기·한영환 부대표 5인 파트너가 운영하는 시스템이 가동됐다. 박 대표는 비상근 고문으로 시니어 투자심의위원 역할을 맡게 됐으며, 신 대표 역시 VIG파트너스의 시니어 파트너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2005년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국장과 이재우 전 리먼브러더스 대표, 그리고 신재하 전 모건스탠리 한국대표 3인이 공동설립한 보고펀드가 전신이다. 이후 2016년 보고펀드의 바이아웃 부문을 독립하면서 VIG파트너스로 이름을 바꿨다. 독립 이후 7년 차가 넘어가면서 다시 한 번 세대교체를 단행해 지배구조를 재편하고 안정성과 지속성을 도모한 것으로 해석된다.

VIG파트너스는 현재 5호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1차 클로징을 마친 5호 펀드는 최대 1조2000억원 규모로 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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