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상 매신저 앱 ‘아자르’를 서비스하는 하이퍼커넥트는 당초 1조원 밸류에이션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을 하려 했으나,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퍼커넥트는 이달 초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매치 그룹으로 매각됐다. 매치 그룹(Match Group)은 한국에서는 소개팅 앱 틴더(tinder) 운영사로 잘 알려졌다. 하이퍼커넥트 지분 100%에 대한 인수가는 17억2500만달러(1조9330억원)다.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에 이어 조(兆)단위 매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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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커넥트의 경우에는 지난 2019년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 국내 증시 상장을 유력한 회수 방법으로 추진해왔다.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탈(VC)등의 투자자들의 자금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만큼, 일정 기간 안에 증시 상장이나 매각 등의 방법으로 회수를 해야만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하이퍼커넥트가 바라는 기업 밸류에이션은 1조원이었다”며 “국내 증시에서 1조원을 설득할 자신이 없으니, 상장이 미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상장 시장에서는 온전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낮았던 것이다.
당초 하이퍼커넥트가 생각했던 기업가치의 두 배를 인정받았으니, 회사 입장에서 매각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하이퍼커넥트의 창업자들은 아직 젊어 서비스를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나이”라며 “상장시장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고, 창업자들이 경영권을 가지고 사업을 키울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오 기업을 제외한 중대형 스타트업들이 상장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숙박 앱 ‘여기어때(위드이노베이션)’는 2019년 사모펀드(PEF)인 CVC캐피털(4000억원)에, 같은 해 인공지능(AI) 기반 머신러닝 스타트업인 수아랩은 미국 코그넥스(2300억원)에 매각되기도 했다.
VC업계 관계자는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 등 이른바 ‘K유니콘’이 외형 성장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이고, 정부의 벤처 활성화 정책에 영향을 받은 것도 맞다”면서도 “최근 사례들을 봤을 때 회수 시장과의 고리를 만들지 못했다는 비판은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