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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RCPS 잇따른 전환에 키움證 `뚝뚝`…증권가선 "영향 미미"

이슬기 기자I 2020.12.21 01:05:00

2017~2018 자본확충 위해 발행된 CB·RCPS
12월 들어 빠른 속도로 보통주 전환…주가↓
증권가선 "이미 주가에 반영…실적 견조에 집중해야"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동학개미운동의 열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키움증권(039490)의 주가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과거 발행됐던 전환사채(CB)와 전환상환우선주(RCPS)의 보통주 전환이 최근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탓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전환 이슈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 봤다.

[이데일리 조지수]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14~18일) 키움증권의 주가는 전주 대비 6.34% 떨어진 12만 550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증권업종 지수는 전주 대비 3.02%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한 주 동안 시장이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탓에 증권업 지수도 지지부진하긴 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키움증권의 하락 폭은 작지 않은 셈이다.

이는 키움증권이 과거에 발행했던 CB와 RCPS가 보통주로 속속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RCPS는 약속한 기간이 되면 발행사에서 상환을 받거나 발행 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이며, CB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키움증권은 투자은행(IB)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2017~2018년 CB와 RCPS 발행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키움증권이 2017년 발행한 CB는 총 1470억원어치, 2018년 발행한 RCPS는 총 3552억원어치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이를 모두 전환할 경우 CB가 약 137만주, RCPS는 329만주의 보통주가 추가상장될 것으로 추정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특히 CB의 보통주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12월 들어서만 세 번(4·9·16일) CB의 보통주 전환 공시를 냈다. 동학개미운동의 수혜를 입어 주가가 오르자 보통주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16일 장 마감 후에는 CB·RCPS의 보통주 전환으로 무려 보통주 56만4000주(기존 총주식의 2.5% 수준)가 추가상장된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튿날인 17일 하루만에 주가가 4.87%나 떨어졌던 이유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전환 이슈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미 해당 이슈가 대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키움증권이 매 분기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여주는 등 펀더멘털 자체가 튼튼하다는 것도 이같은 판단을 뒷받침한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RCPS는 이미 발행주식으로 밸류에이션에 산입돼 있고, 잔여 CB가 모두 전환되더라도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가치(BPS)에 미치는 영향은 1% 미만인 것으로 계산된다”며 “이번의 대량 전환은 추후 주가 상승이 다시 오버행(주식 시장에서 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 물량 주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을 수 있으나, 본질 요인이 견조한 대형주에게 수급은 일시적이고 부차적인 요소”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매 분기 기대를 뛰어넘는 시장 거래대금과 증시 호황으로 키움증권의 이익 체력이 견고해지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목표주가를 이전 대비 9% 상향한 15만 3000원으로 새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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