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종묵(사진) 소방청장은 직원들이 순직한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며 항상 가슴에 지니고 산다. 더는 소방관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조 소방청장은 4일 세종시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더 이상의 소방관 순직 사고를 막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지난해 7월 외청으로 독립한 소방청의 초대 청장이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여러 성과도 있었지만, 제천·밀양 대형화재가 잇따라 발생했고 구조현장에서 소방관들의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반복됐다.
조 청장은 “얼마 전 한 기업에서 주최한 순직 소방관 유자녀 장학금 행사에서 과거 충남도에서 같이 근무하던 직원 자녀들을 만났다”며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이 벌써 중학생, 고등학생이 된 걸 보니 가슴이 먹먹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최근 잇단 대형 화재사고와 소방공무원 순직사고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러울 뿐”이라며 “그동안 늘 시설중심이던 화재안전제도를 사람과 이용자 중심으로 바꾸고 소방공무원 안전을 위한 근본적 대책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인력난은 소방관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4만여 소방공무원의 99%는 국가직이 아닌 지방자치단체 소속인 탓에 눈에 보이는 사업에 밀려 늘 후순위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서 소방관 충원은 언감생심이다. 각종 직업 설문조사에서 존경받는 직업 1위를 도맡는 소방관이지만 정작 ‘사고가 나지 않으면 부족해도 티가 안 나는’ 소방인력에 많은 예산을 쏟고 싶어하는 지자체장은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소방인력 부족비율은 40%를 넘나든다.
이에 정부는 2019년 소방공무원을 모두 국가직으로 전환하고 오는 2022년까지 부족한 소방공무원 1만85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자체장들의 반대가 심해 조직과 예산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국가직화할지는 숙제로 남아 있다.
조 청장은 “우선 내년 초 국가직으로 신분을 전환하는 작업을 먼저 하고 조직과 재정 부분은 계속 협의해나갈 계획”이라며 “국가에서 소방인력에 대한 예산을 직접 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청 차원에서 소방장비 운영을 지휘할 수 있는 장비과를 신설하고 소방학교 내 작은 조직인 소방연구실도 분리해 ‘국립소방연구원’을 발족할 계획이다. 내년 소방청 예산이 2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대비 20% 늘어난 점은 조 청장이 그만큼 열심히 뛰었다는 방증이다.
이와 함께 조 청장은 코앞으로 다가온 제13회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 성공개최를 다짐했다. 이 대회는 전 세계 소방관들이 모여 스포츠를 통해 교류하는 일명 ‘소방관 올림픽’이다. 오는 10일부터 17일까지 충추시 일원에서 개최된다. 소방청 개청 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국제행사인 만큼 조 청장의 어깨가 무겁다.
조 청장은 “50개국 60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할 예정이며 경제적 효과만 147억원에 달한다”며 “이번에는 21개국에서 주한외국인대사단도 오고 그동안 한 번도 경기에 참석한 적이 없었던 중국 소방관 110여명도 참가해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소방청 독립 1년이 지났다. 대표적 성과는.
△소방청은 육상재난 총괄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장대응시스템을 강화하고자 지휘작전실을 구축했고 국가단위의 대형복합재난 통합대응훈련을 최초로 실시했다.
소방본부장들의 직급을 높여 현장지휘권 확립을 추진 중이며 소방장비 보강예산에 집중 투입해 개인보호장비 100%, 소방장비 노후율 0%를 달성했다. 2022년까지는 현장부족 인력 2만여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작업의 진행상황은 어떤가. 인사·조직권을 여전히 지방에서 쥐고 신분만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국가직화는 각종 재난에 대한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시·도간 소방서비스 격차 해소에 목적이 있다. 즉, 국민안전에 대한 ‘국가 책임제’와 ‘지방분권’이란 가치의 균형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국가직 전환을 통해 시·도별 재정여건에 따라 차이가 나는 인력 및 장비, 직원들의 근무여건 등을 개선하고 모든 국민에게 균등한 소방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국가직 전환작업을 할지는 계속 논의 중이다. 다만 약속했던대로 내년 초 우선 신분을 국가직으로 전환하고 재정 부분은 부처 간 조율을 통해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시 체력기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일각에서는 여성의 체력기준이 현장업무를 하기에 너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체력시험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우수한 체력을 보유한 현장활동에 적합한 인재 선발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다만 여성 소방공무원 대부분이 간호사나 응급구조사와 같은 전문자격을 요구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점을 감안해 체력기준 상향은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선진국형 남녀 동이 체력시험 평가기준을 도입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검토가 더 필요하다. 한국은 대부분의 선진국과 달리 화재 업무만을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소방행정·구급·소방시설 특별조사 등 업무의 범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소방조직 업무분야와 수행체계의 형태가 다른 만큼 동일한 체력시험평가 기준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채용 시 높은 체력을 요구하는 직렬에서는 높은 체력기준을 적용하고 기타 전문자격을 요구하는 직렬은 보통의 체력기준을 적용하는 개선안을 검토 중이다.
-여성소방관 비율이 7%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간부급 여성 관리자는 거의 없는데 여성 간부 양성을 위한 계획은.
△현재 여성 소방공무원은 3772명(7.5%)이고 소방경 이상 간부 중 여성 비율은 3% 수준이다. 우수한 여성인력 활용과 간부급 성별 불균형 해소를 위해 2022년까지 소방경 이상 여성 비율을 5% 수준으로 올리는 ‘여성간부 목표제’를 추진 중이다.
또 여성간부들이 우수한 지휘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여성리더 및 지휘역량 향상과정’을 신설해 오는 10월부터 중앙소방학교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충남 아산에서 동물구조에 나섰던 교육생의 순직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교육생 신분이라 산재보험조차 가입돼 있지 않아 논란이 일었는데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아산 순직사고 이후 신임교육생 전원에 대해 산재보험을 포함한 4대 보험에 가입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지방별 재정 여건이 달라 예산확보 과정에서 다소 진통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7월부터 교육을 시작한 교육생 전원은 4대 보험에 가입했고 향후 교육생도 모두 가입할 예정이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119구급차를 긴급하지 않은 상황에 개인적 용도로 이용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구급차에 조금이라도 사용료를 부과하면 불필요한 출동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구급차 유료화에 대한 논의는 장기간 됐지만 소방청 입장은 현재와 같은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질병이나 사고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조건없이 구급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의 기본 의무다. 비용 부담을 의식한 응급환자가 119신고를 주저해 적절한 응급처치와 이송이 이뤄지지 않아 생명을 잃게 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에서 유료화를 시행하고 있지만 보험으로 처리하거나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고 일본은 실효성 문제로 유료화를 포기했다. 이송비 책정·부과·징수에 따른 행정비용과 징수에 따른 민원비용 등이 드는 점에 비해 예상 재정수입이 적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내주 제13회 2018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열린다. 일반 시민에게는 조금 낯선 대회이기도 하다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전 세계 소방관들이 스포츠 경기를 겨루는 국제대회로 2년마다 격년제로 개최한다. 한국은 지난 2010년 개최 이후 두 번째 개최국으로 올해는 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부터 17일까지 충청북도 충주시에서 열린다. 경기종목은 최강소방관경기, 소방차 운전, 축구 등 75개 종목으로 필수종목 37종, 임의종목 38종이다.
소방청 개청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국제행사인 만큼 대한민국 소방의 위상을 높이고 전 세계 소방관들과 화합을 도모하는 축제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이에 대회기간 중 세계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제1회 대한민국 소방정책 국제심포지엄’을 열고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전국119소방동요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같이 실시할 예정이다.
조종묵 소방청장은…
1961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조종묵 신임 청장은 공주사대부고와 충남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소방간부 후보생 6기로 입직했다.
이후 충남 서산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중앙소방학교 교무계장, 소방방재청 소방제도과장, 국민안전처 특수재난지원담당관, 중앙 119구조본부장, 소방청 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7월 소방청이 외청으로 독립한 후 초대 소방청장으로 임명됐다.


!["너 몇기야?" 해병대 트로트 왕세자 정동원 사는 곳 어디?[누구집]](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7/PS26070500057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