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을 건 매각이 불발에 그친 리먼은 끝내 파산을 신청했다. `제2의 리먼`으로 지목돼 온 메릴린치는 `리먼의 후폭풍`이 무서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 회사를 전격적으로 넘겼다.
지난 3월말 베어스턴스를 포함해 월가의 내로라하는 증권사 3곳이 반년만에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JP모간체이스, BoA 등 투자은행(IB)으로 영역을 확대한 상업은행들의 전성시대가 열렸고, 월가 증권사중에선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먼 끝내 파산 신청..자회사는 제외
그러나 이번 파산보호 신청에서 리먼의 자회사는 제외됐다. 따라서 핵심 자산운용 자회사인 누버거 버만 등은 정상영업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리먼은 "브로커-딜러 사업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자산관리부문의 매각 논의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먼의 파산 신청은 `자구책 역풍` 이후 뒤늦은 매각 작업이 결국 불발로 끝났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정부 당국과 월가 주요 금융기관의 수장들은 리먼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사흘째 릴레이 협상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유력한 인수자로 꼽혔던 BoA와 바클레이즈는 이날 오후 리먼 인수를 포기했다.
이들은 미국 정부에 `베어스턴스` 방식의 부실채권에 대한 보증이나 금융지원을 요구했으나 헨리 폴슨 재무장관 등의 반대에 부딛히자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앞서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준 의장,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은 총재, 크리스토퍼 콕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과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JP모간 등의 수장들은 리먼을 수익이 나는 `굿뱅크(good bank)`와 부실자산을 담은 `배드뱅크(bad bank)`로 분리 매각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이 역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릴린치, 48시간만의 결단..`BoA 품으로`
월가 최대 증권사로 자리매김해 왔던 메릴린치는 눈깜짝할 사이에 미국 최대 소매은행인 BoA로 440억달러에 팔렸다.
주당 인수가격은 29달러. 이는 지난주말 메릴린치의 마감가인 17.05달러에 70%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그러나 지난 2007년초 기록한 최고가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의 가격이다.
`제2의 리먼`라는 우려감을 낳아온 메릴린치는 리먼의 파산이 임박하자 그 후폭풍이 미칠 파장을 우려해 48시간의 초고속 협상 끝에 회사를 팔아치웠다.
지난해 10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스탠리 오닐 회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 존 테인 회장이 메릴린치의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써왔지만 끝내 손을 들고 말았다.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은 총재 등 정부 당국자들은 금융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메릴린치에게 회사 매각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금요일까지만 해도 리먼의 유력한 인수자로 지목됐던 BoA는 미국 정부가 리먼의 부실채권에 대한 보증이나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메릴린치로 선회했다. BoA는 지난 여름에도 메릴린치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으나 테인 회장이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부시 NAB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테인 CEO가 그나마 최상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순간에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美 정부-월가 공조..`리먼 후폭풍 막아라!`
미국의 정부와 월가는 `리먼 후폭풍` 차단을 위해 공조에 나섰다.
연준(FRB)은 금융시장의 대혼란을 차단하기 위해 월가의 대출 프로그램의 담보 대상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월가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즉각 늘려나가겠다는 것.
우선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 도입한 `프라이머리 딜러대출(PDCF)`의 담보를 종전의 투자등급 채권에서 주식으로 확대했다. 또 `기간부 국채임대대출(TSLF)`의 담보를 모든 투자등급 채권으로 늘리기로 했다. 종전에는 최고 등급인 `AAA` 채권만 담보로 인정됐다. TSLF 대출 규모도 1750억달러에서 2000억달러로 확대됐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민간 금융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장의 잠재적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유동성 촉진을 비롯해 시장 기능 원활화, 신용시장의 잠재적 우려감 완화를 위해 중요한 것들이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리먼 고객 보호를 위한 조치에 나섰고, 향후 수주동안 리먼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의 10개 은행들도 컨소시엄을 이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700억달러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10개 은행은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바클레이즈, 씨티그룹, 크레디트 스위스그룹,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UBS 등이다.
이들 은행은 각각 70억달러의 자금을 펀드에 투입,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자금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금융권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잠들지 않는 공포감..`다음은 또 누구`
하지만 월가의 공포감은 여전하다. `다음은 또 누구냐`는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부실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폭적인 금리 인하와 베어스턴스, 패니메이-프레디맥의 구제금융 등 정부의 야심찬(?) 조치들이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절망하고 있다.
신용 등급 강등 위기에 몰린 세계 최대 보험사 AIG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연준에 손을 벌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AIG는 연준으로부터 1년간 담보없이 빌리는 `브리지론` 방식의 400억달러 대출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KR, JC플라워 등 사모펀드(PEF)로부터 자본을 조달하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경영권 등을 감안해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AIG는 이날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자구책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자구책에는 세계 최대 항공 관련 리스 자회사인 인터내셔날 리스 파이낸셜의 매각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AIG의 유동성 위기설이 급부상하는 배경은 지난 12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고 나섰고, 이러한 경고가 현실화된다면 치명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AIG는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신용등급 하향은 AIG의 유동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을 매입한 투자가들이 130억달러 이상의 담보를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AIG가 CDS 대규모 상각 파장을 흡수할 만한 충분한 자본 조달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팽배한 상태다. CDS는 해당 기업의 파산에 대비해 드는 일종의 보험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전날 ABC `디스 위크`와 인터뷰를 갖고 "지금의 금융위기는 100년만에 한번 올 수 있는 것"이라며 "위기가 해결되기 전까지 더 많은 대형 은행들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뽑아줬더니 뭐했노” “미워도 우리는 보수 아이가”…흔들리는 TK 민심[르포]](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5/PS26050400223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