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4월 부동산 장기 투자를 위한 목적으로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주변 부지를 매입했다. 용산구 한강로2가 41번지에 위치한 454㎡(137평) 규모의 땅으로, 매입가는 260억 2000만원으로 3.3㎡당 약 1억 9000만원에 사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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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감정가 대비 30%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해당 부지를 매입한 목적을 장기 투자라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부지가 공매로 넘겨지기 전 공사를 맡은 ㈜주윤개발이라는 종합건설업체가 이미 진행된 공사비를 받지 못해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단 점이다. 유치권이란 건물업체가 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을 때 해당 건물을 점유해 대금을 받을 때까지 건물의 인도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다.
주윤개발 측은 해당 필지에 철거공사 전체를 지난해 12월께 완료했지만, 7개월째 공사 대금 일체를 회수하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한다. 주윤개발 관계자는 “공매공고안에 매수자가 철거공사 및 각종 대금 지급에 대한 의무가 있는데 해당 필지를 매입한 주체들은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매로 나온 필지 중 일부를 장기 투자 목적으로 매입했고, 당장은 부지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건설업체는 공매 이전에 추진하던 사업과 연관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유치권이 정당하다고 해도 땅을 점유할 권리만 있을 뿐이지 공매를 통해 땅을 낙찰 받은 주체에게 공사비를 지급해달라고 할 권리는 없다”면서도 “만약 삼양식품이 낙찰 받은 대지를 활용해 건물을 짓는다거나 개발할 계획이라면 유치권 행사가 정당하다는 가정 하에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대지를 그대로 두고 향후 매각을 진행 할 계획이라면 그대로 넘겨 줘도 무리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PF 금액이 지난해 말 135조원에서 최근 230조원까지 급증한만큼 공사비 비지급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는 사업장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