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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공개연설 없이 테러현장 3곳 방문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일(이한 현지시간) 따로 공개 연설을 하지 않고 전날 공개한 동영상 연설로 대신했다. CNN은 “참모들이 연설을 고려했으나 수치스러운 역사의 날에 맞춰진 연설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은 테러 발생 20주년이기도 하지만, 9·11테러로 촉발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종식된 이후 처음 맞는 기념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시종일관 단결·통합(unity)을 강조했다. 그는 “통합이 우리를 지금의 우리로 만드는 것이다. 미국은 최고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서로에 대해 그리고 이 나라에 대해 근본적인 존경과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념일 당일인 이날 뉴욕과 섕크스빌(펜실베니아), 워싱턴DC 인근 국방부까지 테러 장소 3곳을 모두 찾았다. 섕크스빌에서는 취재진에게 “앞으로 4년, 5년, 6년, 10년 뒤에도 민주주의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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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도 오바마도 “단결·통합해야” 입모아
바이든뿐 아니라 전직 대통령들도 이날만큼은 진영을 넘어 희생자를 추모하고 단결과 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9·11테러 당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섕크스빌 추모식에 참석해 연설했다. 그는 “미국이 시험대에 선 비탄의 날에 수백만 국민이 본능적으로 이웃의 손을 잡고 서로를 위해 모이는 것을 보았다.이것이 내가 아는 미국”이라며 “우리는 그랬고 다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오늘 우리는 9·11 때 목숨을 잃은 약 3000명의 희생자와 이후 20년간 미국을 위해 목숨 바쳐 헌신한 이들을 기린다”며 “우리는 그들의 가족에게 신성한 신뢰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은 목숨을 잃은 이들, 타인을 구하려 위험을 무릅쓰고 생명을 바친 이들, 20년 전 영원히 인생이 바뀐 이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다시 단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혁직 대통령들의 이같은 메시지는 9·11 이후 외부의 침입과 공격에 단단히 뭉쳤던 미국에서 최근 분열의 조짐이 보이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9·11테러 역시 극단주의와 분열이 초래한 비극적인 사건이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사회와 국가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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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트럼프’…9·11보단 바이든 비난에 주력
이날 뉴욕 9·11 추모광장에는 바이든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오바마·클린턴 전 대통령 내외가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뉴욕을 떠난 오후에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데 열을 올렸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찰서와 소방서를 방문한 트럼프가 9·11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프간 종전에 대해 바이든 정부가 패배 속에 항복했다면서 “우리는 이런 무능으로 인한 망신을 회복하기 위해 몸부림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라의 지도자가 바보처럼 보였고 이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복싱 경기 해설자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