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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빨간입술이 원하는 것…김홍식 '욕망의 수'

오현주 기자I 2019.03.02 00:10:00

2019년 작
사진과 판화 동시에 이용한 ''통합미디엄''
원판, 제작수단 아닌 결과물로 보이기도

김홍식 ‘욕망의 수’(사진=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빨간’ 입술이다. 타고난 색은 당연히 아니다. 화장품 중 가장 손쉽게 자신을 도드라질 수 있게 만드는 ‘무기’를 썼다. 립스틱이다. 그런데 이건 무슨 상황인가. 또 다른 도구가 그 입술을 공격하는 중이니. 입술을 강제로 벌리는 중인지, 벌어지는 입술을 고정하는 중인지.

작가 김홍식(57)은 사진과 판화란 매체를 동시에 이용해 작업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라니 얼추 20년이다. 특히 작품에 사용한 모든 재료나 과정을 작품으로 꺼내놓는데. 판화의 원판까지도 제작수단이 아닌 결과물로 선뵈는 식이다. 이른바 ‘통합된 미디엄’.

그런데 정작 매체의 기법이 뭔지는 묻지 말란다. 되레 점잖게 타이른다. “설명이 길어진다. 산으로 간다”고. ‘욕망의 수’(The Number of Desire·2019)를 지배하는 빨간 입술이 어찌 나오게 됐든 말이다.

5월 25일까지 서울 중구 동호로 파라다이스집서 여는 개인전 ‘김홍식.ZIP: 비 씨어리(B Theory)’에서 볼 수 있다. 엠보스트 스테인리스강에 잉크페인트·실크스크린. 176×126㎝. 작가 소장.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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