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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티끌 모아요..금융권, '잔돈 마케팅'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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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욱 기자I 2018.05.25 06:00:00

산업銀·웰컴저축銀, `잔돈→적금` 상품 인기몰이
"카드 명세서에서 동전 지워드립니다"
연회비 쪼개 일부러 잔돈 만들기도
"고객유치 목적…경쟁심화 덕 고객편의 서비스"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티끌 모아 태산’. 고객의 주머니에서 잠자고 있는 동전까지 끄집어내려는 금융회사의 ‘잔돈 마케팅’ 열기가 뜨겁다. 금융회사간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틈새시장(Rich Market)’을 공략하려는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고객 입장에서도 저금통이나 수시입출금식통장에 남아 있는 잔돈 또는 자투리 잔액 등을 활용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이 높다.

동전, 적금통장 매일매일 착착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잔돈모아올림’ 적금을 내놓고 재미를 톡톡히 봤다. 일반 입출금 계좌에서 1만원 이하 잔돈을 적금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이다. 목표 금액을 최대 500만원까지 설정하고 고객이 직접 적립하면 된다. 만기 때 원 단위를 만원 단위로 올려주는 덕에 호응이 좋다. 예컨대 만기 금액이 199만1원이라면 200만원을 주는 것이다. 판매 한 달을 맞은 지난 16일 기준 3800계좌에, 계약 금액은 약 90억원 실적을 올렸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초라하지만 업계에서는 괜찮은 실적”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도 이달 17일부터 `데일리플러스 자유적금` 판매를 시작했다. 고객이 체크카드로 결제하고 남은 입출금 계좌 잔돈을 적금 계좌로 즉시 끌어가는 구조다. 조건으로 걸어 둔 금액(1000원, 5000원, 1만원)에서 결제 금액을 뺀 잔돈이 대상이다. 예컨대 체크카드로 900원을 결제하면 1만원은 9100원, 5000원은 4100원, 1000원은 100원을 각각 자동으로 적금 통장으로 넣는다. 산은이 개인용 상품을 내놓은 것은 2016년 4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이날까지 닷새(5영업일) 만에 2200계좌가 팔렸다. 김길호 산은 수신기획부 팀장은 “은행 고객층이 얕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소확행(小確幸·작지만 확실한 행복) 상품”이라고 말했다.

“동전, 없애드립니다”

카드사는 잔돈을 없애거나, 만드는 두 가지 전략을 취한다. 우선 신한카드 `코인 세이브` 서비스를 이용하면 백원 단위 금액은 할인을 받는다. 2만900원이 나오면 2만원만 결제하고 900원은 카드사가 대신 내주는 식이다. 이른바 `연회비 쪼개기`로 일부러 잔돈을 만들기도 한다. 5000원·1만원 단위가 아니라 1000원 단위로 세분하는 것이다.

네이버에 상품 정보를 제공한 카드사 16곳의 신용카드 가운데 천원 단위로 연회비를 책정한 카드는 103장(국내전용 기준)이다. 전체(293장·연회비 무료 제외)에서 35.1%다. 평균 연회비는 7097원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 1만원짜리를 9900원에 파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도 동전을 활용한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한은행과 유통기업 GS리테일이 맺은 업무협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GS25 편의점을 이용하는 고객이 물건을 사고 남긴 거스름돈을 목표로 한다. GS25 `나만의 냉장고 앱`과 신한은행 `모바일 저금통`을 연계해서 잔돈을 관리하는 구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를 위해 조건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끌모아 티끌…고객 유인”

금융회사가 잔돈 마케팅에 적극적인 이유는 뭘까.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낙전(落錢·금융권에서 잔돈을 일컫는 용어)을 버리는 대신 고객을 유인하려는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며 “티끌을 모으면 티끌일 뿐이라서 동전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금융사 간 경쟁이 심해지자 자연스레 따라온 소비자 친화적 서비스”라고 봤다.

잔돈 마케팅에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액을 비교하면 동전 관리 수요는 적은 편”이라며 “동전 관리 비용이 동전 값을 뛰어넘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B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을 끌어들이려고 일부러 연회비를 깎거나 늘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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