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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2002년 처음 개인전을 했을 때는 단색화 분위기의 추상화를 내놨다. 하지만 남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미술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교사화가’ 류예지(40)는 인천의 한 남자고등학교에서 10여년째 미술교사로 재직 중이다. 미대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명문 미대의 회화과 졸업하고 전업작가의 길을 꿈꿨다. 덕분에 20대 후반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도 유서가 깊은 관훈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관계’를 테마로 삼았다. “그때는 그림을 멋있게 그리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시간강사로 대학에 강의를 나가며 작업했지만 어느 순간 과연 그림이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인지 회의가 왔다.”
그래서 진로를 바꿨다. 주변에서는 다들 말렸다. 하지만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마침내 교사가 됐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즐거웠다. 어느 정도 교직에 적응이 되자 다시 붓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에게 꿈을 이루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다. 작업실을 마련하고 주말마다 교사가 아닌 작가로서 캔버스 앞에 섰다.
오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꿀시(時): 그들과의 대화’ 전은 류예지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다.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쉽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서양에서 행운을 가져준다고 믿는 무당벌레를 소재로 한 ‘포춘 딜리버리’를 비롯해 10대들과 소통하는 교사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잼없네’, 노을이 지는 산의 고요한 모습을 단순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쉿’, 행복했던 순간의 느낌을 담은 ‘오! 해피니스’ 등 그림 20여점을 선보인다.
류 작가는 “학생들이 ‘꿀처럼 달고 맛있다’는 의미에서 ‘꿀재미’라는 말을 많이 쓴다”며 “관람객이그림을 보는 시간만큼 ‘꿀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시제목을 ‘꿀시’로 정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안타까운 점은 미술을 너무 어렵게 여긴다는 것. 류 작가는 “보는 이에게 부담이 되거나 다가가기 어려운 작품보다는 10대 남학생이 봐도 바로 이해가 되는 작품을 계속 그려가겠다”고 말했다. 02-734-7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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