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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감사 나간 직원 입장에선 뭐라도 하나 지적사항을 들고 와야 한다는 이른바 한건주의에 사로잡힌 게 현실입니다. 이는 적극행정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한건주의를 없애는 건 해묵은 행정분야의 숙제입니다.”
강선섭 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담당관은 27일 서울시 서소문청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적극행정 면책 프로세스를 개선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기존엔 감사가 끝난 뒤 지적을 받은 부서장이나 공무원이 적극행정으로 인한 면책을 주장할 때 감사관 스스로 본인이 적발한 법령 위반이 면책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심의하는 구조여서 중립성이 지켜질 수 없다는 것이다.
적극행정 면책이란 국가나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고자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분적인 절차상 하자 또는 비효율·손실 등과 관련, 그 업무를 처리한 공무원에 대해 불이익한 처분요구 등을 하지 아니하거나 감경하는 제도를 일컫는다.
면책심사관-감사담당자 ‘분리’…독립된 조직서 심의
지난달 서울시가 마련한 적극행정 면책 프로세스 개선안 핵심은 면책 심사관을 따로 지정해서 감사담당자와 분리시켰다는 데 있다. 그동안 지적 사항을 발굴한 감사자가 적극행정 면책 신청에 대한 검토의견서까지 작성하면서 신청 건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검증하기가 힘들다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해왔다. 게다가 기존 감사 역할에 더해 면책 신청 시에는 감사자 업무 부담이 과중돼 적극행정 면책제도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단점 역시 작용했다.
강 담당관은 “사후 행정책임을 지게 된 부서가 적극행정 면책으로 항변하면 감사자로선 `변명 내지 핑계를 댄다`는 선입견이 생기기 쉽고 감사관이 감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면책 요건에 포섭하는지를 미처 살피지 못한 잘못이 있음을 자신이 인정해야 한다는 난처함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적극행정 면책 프로세스의 구조적 문제로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면책 신청을 해봐야 감사관이 기각할 수순이 뻔해 이해관계자가 아예 신청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실제 적극행정 면책 신청 건수는 해마다 감소 추세다.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3년간 매년 단 1건만이 신청된 데 불과하고 이 중 인용된 사례는 전무하다. 적극행정 면책 신청 건에 대한 일괄 관리가 불가능한 상황으로까지 내몰렸다.
올해 3월 서울시 감사위에 변호사로 새롭게 합류한 홍유진 주무관이 현행 적극행정 면책 프로세스에 관한 개선대책을 제시하면서 구조적 모순점 해결 노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홍 주무관은 “신청 건을 감사한 감사자가 면책 심사업무 전반을 수행해 검토의 객관성·중립성을 담보하기가 어렵고 현실적으로 인용률이 매우 낮다”며 “감사담당자와 분리된 조직을 만들어 이곳에서 독립적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개선안을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감사전 사전컨설팅+감사후 적극행정 면책=행정혁신
변호사 등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별도의 팀에서 적극행정 면책 여부를 판단해 심사의 중립성·객관성·전문성을 확보하면서 제도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감사관 업무 부담을 줄여 적극행정 면책 신청을 유도하는 한편 적극행정 면책 신청 및 처리 시 적극행정 면책 담당자가 개입해 일괄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서울시는 적극행정 면책 기준을 충족했다고 간주하는 제도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적극행정 면책 요건은 세 가지로 △면책심사신청자의 업무처리가 불합리한 규제의 개선, 공익사업의 추진, 화해·조정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할 것 △면책심사신청자가 업무를 적극적으로 처리한 결과일 것 △면책심사신청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것(대상 업무를 처리하면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없으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것으로 추정) 등이다.
하지만 사전컨설팅을 통해 의견을 받고 그 의견대로 업무를 처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극행정 면책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추정해 징계·주의 등 신분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
강 담당관은 “공직사회를 보면 내가 담당자로 있는 때에만 사고가 터지지 말길 바라며 행정상 판정을 미루고 묵혀둔 난제들이 각 부서마다 있기 마련”이라며 “감사가 나오기 전엔 사전컨설팅제도를 활용해 묵은 과제를 해결하고 감사 후에는 적극행정 면책 프로세스를 제대로 작동시켜 종전 행정 패러다임을 혁신하겠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