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규대 연예스포츠부 부장] ‘이용 중 불편사항, 부당요금, 카드결제거부에 대해서 지체 없이 연락 주세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광객의 필수코스라는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앞 포장마차 촌에 내걸린 안내사항 중 일부다. 포장마차마다 가게 이름, 신고 사항과 함께 휴대전화 번호까지 적혀 있다. 현재 열리고 있는 제20회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이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었다. “이제껏 바가지 같은 부당요금이 많았다는 반성인가?” “현금 달라고 하더니 나한테만 그랬게 아니었네?” 등 반응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축제다. 상을 주고받는 경쟁의 장보다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파티의 현장이다. 영화를 상영하는 낮만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밤이 뜨거운 이유다. 포장마차 촌은 해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이들의 명소였다. 포장마차가 밀집돼 있어 지나가던 이들이 손짓만으로 합석해 파티를 즐기던 장소였다. 관광객들도 스타들의 바로 옆에 나란히 앉아 영화제를 즐기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포장마차 촌은 몇 해 전부터 못된 상술로 기피 대상이 됐다. 작은 양의 해물 한 접시에 2만 원~3만원이라는 안주를 시켜놓고도 빨리 먹고 나가라는 주인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하는 장소가 됐다. 심지어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포장마차의 한 가게를 일행들과 함께 찾았다가 “추가 손님을 받아야 하는데, 이리저리 일행들을 부를 거면 다른 데 가라”는 말을 듣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바가지 상혼이 판을 치면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영화인들은 미포항 인근 횟집이나 그랜드호텔 뒤편 선술집으로 파티 장소를 옮겼다. 부산에 신시가지가 생기면서 가게가 많아진 것도 굳이 포장마차 촌을 찾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됐다. 그래도 올해 예년에 비해 턱도 없이 적은 숫자이지만 몇몇 영화배우들이 포장마차 촌을 찾아 화제가 됐다. 배우 탕웨이, 유아인 등이 대표적인 예다. 아쉽게도 레드카펫을 밟은 수많은 스타들 중 포장마차 촌을 잠깐씩 찾은 이들은 있었으나 오래 머문 이들은 많지 않았다. 자정을 넘어서도 빈자리 찾기 어려웠던 포장마차 촌은 밤은 10시만 되도 빈 곳이 많았다. 배우 대부분은 그랜드호텔 뒤편의 선술집이나 이자카야에서 술잔을 기울였다. 필자가 강수연을 만난 자리도, 이정재 이경영 전도연 등 영화배우와 최동훈 이준익 윤제균 감독 등을 마주친 장소도 포장마차 촌은 아니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서비스 인프라는 141개국 중 70위고 외국인환대태도는 129위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내국인 영화인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판이니 국경절을 맞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유커들이 덤터기를 쓰지 않았을까 염려된다. 해외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국내든 국외든 관광객을 맞는 의식을 높여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0월 들어 전 국민 대상 친절 캠페인인 ‘K스마일 캠페인’ 론칭 기념 이벤트를 기획한 이유도, 코리아그랜드 세일 기간 동안 명동 점포의 제품 가격을 점검한 뜻도 아마 포장마차 촌의 안내사항 같은 것일 터이다. 관광의 기본인 숙소나 음식 외에도 일부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이 없어져야 선진국민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해운대 앞 포장마차 촌에 걸린 안내사항은 어찌 보면 우리의 민낯이다. 그동안 관광객을 불편하게 했고, 바가지도 씌웠고, 현금을 달라고 했다는 방증과 다름없다. 다행히 반성하고 있다는 공개적인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래도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올해 가지 말라고 해도 어김없이 포장마차 촌을 찾은 한 영화인이 평소보다 오른 랍스터 라면 코스의 가격을 보고 페이스북에 남긴 해시태그의 일부다. 매년와서벌써4년째 아주머니바가지너무해요 해물라면20만원달라네요 대놓고호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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