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바친 금메달'...'스키여제' 시프린, 8년 만의 회전 우승

이석무 기자I 2026.02.19 02:18:05

''대회전 11위·팀 복합 4위'' 부진 씻고 마지막 종목서 금메달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스키 여제’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이 자신의 ‘주종목’인 회전에서 왕좌를 되찾으며 완벽한 부활 서사를 완성했다.

시프린은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토파네 알파인스키 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회전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프린은 1, 2차 시기 합계 1분 39초 10을 기록 2위 카밀 라스트(스위스)를 1초 50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는 '스키 여제' 미케일라 시프린 사진=AFPBBNews
질주하는 미케일라 시프린. 사진=AFPBBNews
이로써 시프린은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8년 만에 회전 종목 금메달을 되찾았다. 아울러 2018 평창 대회 여자 대회전까지 포함해 통산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년 베이징 대회 ‘노메달’ 충격과 이번 대회 초반의 부진을 한 번에 씻어냈다.

이번 우승은 시프린에게 단순히 금메달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2020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떠올렸다.

시프린은 “여전히 아버지 없는 삶을 거부하고 싶을 때가 많지만, 오늘만큼은 처음으로 이 현실을 실제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마취과 의사였던 그의 아버지는 생전 딸의 장비 점검부터 멘탈 관리까지 도맡았던 정신적 지주였다.

시프린은 아버지의 사망 이후 “스키를 타야 할 이유를 잃었다”며 심각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하늘나라에 있는 아버지에게 금메달을 바쳤다.

시프린은 대회 초반 팀 복합 4위, 대회전 11위에 그치며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시프린의 시대는 갔다’는 냉혹한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시프린은 마지막 종목이자 가장 자신있는 회전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1차 시기에서 1위로 치고 나간 뒤 2차 시기에서도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정상에 올랐다.

남녀 통틀어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4개) 달성은 이루지 못했지만 시프린은 활짝 웃었다. 그는 “이 순간을 꿈꿔왔지만 동시에 매우 두려웠다”며 “오늘은 제가 가진 에너지를 모두 쏟아냈고, 그 결과가 나와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함께 출전했던 대한민국 김소희(서울시청)와 박서윤(한국체대)은 아쉽게 완주에 실패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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