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한미협회 집무실에서 만난 최중경 한미협회장(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현대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을 거론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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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005380)가 글로벌 완성차 회사와 포괄적 제휴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엄밀히 말해 경쟁 관계에 있지만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위해 경쟁보다 협력에 방점을 찍고 손을 잡은 것이다.
주요 자동차 기업들 사이의 협업이 드물지는 않다. 다만 구매부터 미래 에너지 개발까지 주요 사업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두 회사는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 기술 공동 개발·생산 등에서 협력할 전망이다. 두 회사의 제휴 성과가 나타나면 기아(000270) 등이 동맹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최 회장은 “앞으로 모빌리티가 어떻게 변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전기차로 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며 “전기차 분야 진출에 있어 두 회사 모두 맞손을 잡는 게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현대차와 GM이 보여준 한미 산업 동맹이 더 확산하기를 기대했다. 더 나아가 한미일 3국간 협력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봤다. 미국의 원천 기술과 일본의 소재 기술, 한국의 제조 기술이 뭉치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큰 강점을 가질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일각에서는 왜 일본과 손 잡아야 하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역사적·정치적 맥락을 빼면 한미일 산업 동맹은 세 국가 모두 첨단 기술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세 국가 모두 첨단 기술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3국이 산업 동맹을 맺으면 난공불락이 될 것”이라고 했다.
3국 동맹의 가능성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을 찾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사이토 겐 경제산업대신 등과 만나 한미일 산업장관 회의를 했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해 “산업 협력의 장을 열기 시작했구나 싶어 굉장히 흡족했다”며 “(3국 동맹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지위도 오를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이처럼 산업 협력을 강조하는 건 산업이 곧 안보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미국이 영국 롤스로이스의 엔진을 단 전투기 ‘머스탱’을 활용해 세계 2차대전에서 승기를 잡은 사례를 들었다. 최 회장은 “미국제 엔진을 쓰던 기존 머스탱은 성능이 부족했으나 영국산 엔진으로 교체한 뒤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며 “항공산업 협력이 안보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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