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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방송은 최근 입수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약 64km 떨어진 소도시 아시포비치 인근의 사용하지 않는 군사기지에서 최근 2주 동안 300개 이상 천막 등의 구조물이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지난달 15일 위성 이미지에는 이런 구조물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입수한 최근 고해상도는 30일 찍은 것이며 기지에서 이미 광범위한 작업이 수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NYT 역시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용 텐트가 최근 5일 사이에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시설로 추정되는 천막과 기지 정문의 추가 경비시설 등도 세워졌다”고 분석했다.
새롭게 지어진 구조물들이 바그너 용병들을 수용하기 위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군인들도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반란사태를 중재한 것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자신들의 빈 기지에 바그너 용병을 수용하기로 동의한 이후 이런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 매체는 “바그너 용병이 반란을 시도했다가 중단한 지난달 24일로부터 이틀 뒤인 26일 텐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며 “이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바그너 용병들에게 제공하겠다고 언급한 내용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NYT와 인터뷰에서 “바그너 용병들의 벨라루스 이동 가능성과 관련해 업데이트된 정보는 없지만 계속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BBC는 “그들(바그너 그룹)의 존재는 우크라이나가 이제 북쪽 국경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인접한 NATO 국가인 폴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바그너가 벨라루스에서 수행할 수 있는 미래의 전복 활동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장관 등 군 수뇌부와 갈등을 빚은 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에 배치돼 있던 바그너 부대원 수천 명을 이끌고 반란을 시도했다.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러시아로 들어온 뒤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하고 곧바로 모스크바에서 200km 거리까지 진격했다. 하지만 중재에 나선 루카셴코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갑자기 반란을 멈췄다. 프리고진과 용병들은 반란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형사 처벌을 면제받았고,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