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쓴소리` 박지현의 잠행…`복귀` 요구에 응할까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6·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복귀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지난 2일 `지도부 총사퇴` 이후 2주간 잠행을 이어 온 박 전 위원장은 공개 행보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두문불출`하고 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6·1 지방선거 이튿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시행착오 속에서도 당내 목소리의 다양성을 지키고, 성 비위 등의 폭력에 맞서 싸운 모습은 박지현이 좋은 정치인으로 커 나갈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제 쉼을 끝내고 도약하자”라며 운을 띄웠다.

그는 “`불꽃추적단`의 불이 연대해 `N번방`과 싸웠듯이 민주당의 많은 동료와 연대하라, 성장하라. 돌아오길 기다린다”며 공개적으로 박 전 위원장의 `컴백`을 요청했다. 이어 “청년 박지현의 SNS가 숨죽이고 있다. 입을 닫은 것인지, 침묵으로 항변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20, 30대는 청년이지만 그들 모두가 청년 정신을 지녔다고 말할 수 없다”며 “다양성과 창의성, 도전성, 공감력 등 긍정적 태도를 지닌 청년이야말로 청년 정신을 지녔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가치에 박지현은 있다. 고칠 건 고치면 된다. 바꿀 건 바꾸면 된다”며 “더 바라는 건 좋은 사람들과 연대하려는 마음을 놓지 마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쉼을 끝내고, 오프라인 현장에 아직 몸 놓기가 저어한다면 온라인 소통을 시작하길 바란다”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에서 `청년`을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지금 당장 복귀는 어렵겠지만 박 전 위원장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며 “전당대회로 또다시 밀려난 `혁신안`을 추진할 적임자는 맞다”고 말했다. 반면 한 초선 의원은 “(복귀하는 것은) 아직은 이르다”면서 “지금 당장 당내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불분명하기에 정리가 되면 그때 돌아와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대선 패배 이후 대거 입당한 2030 여성 강성 지지자로 이뤄진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586 용퇴론`과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의혹 등 당 쇄신을 위한 강력한 목소리를 낼 때마다 `개딸`들은 “`내부 총질`을 하지 마라”며 박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다른 의견을 내부 총질이라 비난하는 세력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