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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와 ‘항구적인 정상 무역 관계(PNTR)’ 종료 방침을 밝혔다. 미국 상원, 하원 모두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초당적 지지를 보내고 있어 이르면 내주 법안 처리가 완료될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주요 7개국(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항구적 정상 무역 관계’를 종료하고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항구적 정상 무역 관계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의회의 정기적 심사 없이 최혜국 관세를 적용받는 관계를 말한다. 이 관계가 폐지되면 러시아의 최혜국 지위는 박탈되고 러시아산 제품에 고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미-러간 무역 규모는 작년 기준 361억달러로 러시아는 미국의 23번째로 큰 교역 파트너다. 이중 297억달러는 귀금속, 철강 등을 포함한 러시아산 수입액이었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서 들여온 수입액의 6%에 불과한 규모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산 보드카, 수산물, 다이아몬드 등에 대한 수입을 금지했다. 주로 러시아산 대게 수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12억달러 규모의 수산물을 수입했는데 이중 11억달러가 대게였다. 러시아산 보드카가 유명하지만 작년 미국은 보드카를 약 2100만달러 수출했고 이는 미국 전체 보드카 수입액의 약 1.4%를 차지한다.
또 미국에서 시계, 자동차, 보석 등을 러시아, 벨로루시에 수출하는 것도 금지키로 했다. 백악관은 규제 대상 제품의 미국 수출액이 연간 5억50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나올 수 있다. 우즈룰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EU가 러시아로부터 철강 부문의 핵심 제품을 수입하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러시아산 사치품 수입도 금지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EU는 2019년 기준 러시아 수출액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계속해서 확대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무자비한 공격을 계속하는 한 미국과 동맹국은 푸틴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높이고 러시아를 세계 무대에서 더욱 고립시키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