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0년]⑥-①“화재차량서 운전자 구출…누군가의 아버지라 생각했죠"

GS25 인천 연수골드점 경영주 이재천(오른쪽)씨가 어머니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GS리테일)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화재 차량 안에 있는 분이 어떤 이의 아버지일거라는 생각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슬프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무조건 구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지난해 6월 화재 차량에서 운전자를 구한 GS25 인천연수골드점 경영주 이재천(25)씨. 이 씨는 화재 차량에 뛰어 들기전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이 씨는 당시 GS25송도현대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가 사는 곳은 원인재역 근처. 송도신도시까지 교통비를 아끼려고 25분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 하곤 했다.

“사고 당시 분리수거를 위해 점포 밖을 나갔고 엔진 공회전 소리로 차량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연기가 점점 심해지고 차량에 불이 붙었을 땐 영화에서처럼 폭발하지 않을까 무서웠다.”

이 씨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이 씨는 자동차 창문을 깨고 들어가 다친 운전자의 안전벨트를 먼저 풀고 자칫 척추손상으로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운전자를 대피시켰다. 그는 “차 사고시 척추 손상을 입을 수 있는데 군대에서 응급상황 대처 요령을 배운 기억이 있어 신중하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 씨의 꿈은 항해사. 열심히 노력해 관련 자격을 취득했지만 몇 달씩 집을 비워야하는 항해사의 특성상 어머니 홀로 집에 계시는 것이 마음에 걸려 꿈을 포기했다. 그만큼 동네에선 ‘효자’로도 소문이 자자했다. 송도현대점 점주와 동료 근무자, 동네 주민들은 이 씨의 평소 품행에 대해 칭찬 일색이었다. 이들은 “평소 생각이 바르고 깊으며 용기까지 대단한, 제대로 된 청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제는 편의점 점주가 된 이 씨. GS리테일은 이 씨의 행동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하고 100만원의 상금과 편의점 창업에 필요한 가맹비를 면제해주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줬다. 이 씨는 “편의점을 하면서 어머니와 떨어지지 않아도 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 씨는 기부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밀알복지재단에 매월 1만5000원씩 기부하고 있다”며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소중히 쓰일 거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앞으로는 유니세프 등을 통해 외국 어린이를 돕는 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편지도 온다던데 편지를 주고 받으면 정말 보람찰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