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표 국악·전통음악 전문 공연장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 나서
서울돈화문국악당, 유아동·청소년 맞춤공연
정동극장, ''적벽''으로 관광객·국내 관객 겨냥
서울남산국악당, 운영주체 교체로 변화 모색
| 서울돈화문국악당 실내 모습(사진=서울돈화문국악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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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서울 사대문 안에 국악·전통음악 전문 공연장이 세 곳 있다. 창덕궁 맞은편에 자리한 서울돈화문국악당(서울 종로구 와룡동), 충무로역 인근 남산골한옥마을 안에 자리한 서울남산국악당(서울 중구 필동2가), 덕수궁 근처에 있는 정동극장(서울 중구 정동)이다. 이들 공연장이 국악관객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한 노력에 나선다. ‘젊은 감각’으로 대중과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선봉에 선 건 서울돈화문국악당이다. 지난 3일부터 올해 첫 기획 프로그램인 ‘프리&프리’(5월 27일까지)를 야심차게 선보이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국악 관객 개발 프로젝트’다. 사전공모를 통해 선정한 25개 팀이 ‘유·아동’ ‘청소년’ ‘주부·시니어’ ‘외국인’ ‘일반’ 등 다섯 가지 유형의 관객에 맞춰 공연한다.
현대적 감각을 더한 국악과 전통음악 공연을 병행한 것이 특징이다.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전통연희로 꾸민 연희공방 음마깽깽의 ‘꼭두, 80일간의 세계일주!’(3월 24·25일),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한 문화놀이터 동화의 소리극 ‘어린왕자의 지구보고서’(4월 4~6일), 판소리와 탭댄스가 만난 요노컴퍼니의 ‘소리꾼, 탭꾼’(5월 16·17일) 등으로 관객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그동안 해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상설공연을 주로 올려온 정동극장은 올해부터는 국내 관객까지 잡겠다는 포부다. 그 첫 걸음으로 지난 1일부터 판소리음악극 ‘적벽’(3월 26일까지)을 공연하고 있다. 판소리 ‘적벽가’를 판소리·현대무용·뮤지컬의 요소로 풀어낸 작품으로 지난해 중앙대 전통예술학부가 발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대학생 뮤지컬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적벽’을 시작으로 창작공연 지원·개발을 통한 레퍼토리 작품 발굴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젊은 전통예술가를 위한 기획공연도 준비 중이다. 손상원 정동극장 극장장은 “국악과 전통음악을 전공한 젊은 예술가들이 꾸미는 ‘청춘만발’을 매주 토요일 선보일 것”이라며 “올해를 준비기간으로 삼고 향후 레퍼토리를 잘 준비해 국내외 관객 모두의 발길을 모을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남산국악당은 최근 운영주체가 바뀌면서 전반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국악계에 따르면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등을 기획했던 문화컨설팅 회사 쥬스컴퍼니가 서울남산국악당의 운영에 새롭게 나선다. 앞으로 2년 동안 남산골한옥마을과 서울남산국악당의 운영을 담당한다. 서울남산국악당의 한 관계자는 “보다 ‘젊은 국악당’으로 변모해 대중에게 국악의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야외상설공연을 부활하고 학생과 젊은 국악인의 무대를 풍성하게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춘오 국악지 라라 편집장은 “그간 서울남산국악당은 ‘젊은연희주간’ ‘지천명산조축제’ 등 좋은 기획공연을 올려 왔다”고 평가하며 “새롭게 변신하는 서울남산국악당이 그간의 흐름을 잘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국악·전통음악 전문 공연장의 관객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에 대해 국악계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국악과 전통을 기반으로 신선한 시도를 하는 창작자에게 더 많은 무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하지만 각각의 공연장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 변화도 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은선 국악방송 본부장은 “서울은 이미 국악과 전통음악에 대한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며 “각각의 국악·전통음악 공연장을 직접 운영하는 ‘서울시립국악원’과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 각 공연장을 보다 특성화한다면 지금의 노력이 더욱 긍정적인 시너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판소리 음악극 ‘적벽’의 한 장면(사진=정동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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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소리 음악극 ‘적벽’의 한 장면(사진=정동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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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돈화문국악당 야외 전경(사진=서울돈화문국악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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