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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100T를 보면 옛 필름 카메라가 떠오른다. 니콘의 FM-2나 캐논의 G3, 코니카의 T3 같은 모델들로 은색의 금속 재질의 상단과 질감이 느껴지는 검은색 하단이 조화된 모습이 영락없다. 그러나 필름카메라 사진을 검색해보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의 클래식한 느낌을 따라갔지만 세련되게 다듬었다.
X100T의 클래식함의 매력은 단지 디자인에 있는 것이 아니다. 단순하면서도 간결한 카메라 기능 역시 클래식해 디자인과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다. 최근 디지털 카메라의 경향은 다양한 기능들을 최대한 많이 담으려 하다보니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충분히 숙지하지 않아 헤맸던 기억이 적지 않다.
X100T는 직관적이다. 촬영에 있어서 렌즈 앞의 조리개 링으로 조리개 수치를 조절하고 셔터 다이얼로 셔터속도를 선택하는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렌즈링에서 A(오토) 외의 조리개 수치를 선택하면 조리개 우선 모드가, 셔터속도 다이얼 수치를 조정하면 셔터 우선 모드가 된다. 양쪽다 사용하면 완전 수동모드가 된다.
X100T의 자랑인 광학식/전자식 뷰파인더 전환 역시 카메라 전면의 뷰파인더 셀렉터로 간단히 조정 가능하다. 초점 역시 카메라 옆면의 초점보드 셀렉터를 이동시키기만 하면 된다. 카메라 조작을 액정에 의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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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100T가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는 데에는 필름 제조기술을 디지털로 구현한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도 역할이 크다. 필름 시뮬레이션은 낡은 앨범 속에 담긴 옛 사진의 느낌을 재현해 준다. 이번에는 차분한 느낌의 ‘클래식 크롬’ 모드가 추가됐다. 필름 시뮬레이션의 각각의 느낌을 읽어내기에는 2주간의 시간이 부족했다.
빠른 셔터 및 연사 속도, 밝은 렌즈를 갖고 있는 X100T를 아빠카메라로 사용하는데 문제 없다. 그러나 조금 더 마니아층을 위한 카메라임은 부인할 수 없다. 후지필름만의 진득한 색감으로 아이 사진 촬영과 함께 취미 생활을 위한 아빠에게 좋겠다. 틸트·회전형 액정과 같은 편리한 기능을 X100T만의 클래식한 느낌으로 구현할 수 없을지 생각해본다. 가격도 조금 더 착해진다면 정말 매력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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