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을 둘러싸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이 있다. 예를들면 ‘머리부터 먹어야 맛있을까 꼬리부터 먹어야 맛있을까’. 붕어빵의 탄생과 함께 시작됐지만 여전히 답을 찾을 수 없는 이 문제는 일단 제쳐두자. 그 다음 문제. 붕어빵과 잉어빵은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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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과 ‘잉어빵’은 다르다?
붕어빵 노점을 살펴보면 어떤 곳은 ‘황금잉어빵’이라는 이름판을 달고 있고, 어떤 곳은 ‘원조붕어빵’이라고 쓰여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붕어빵 맛은 집집마다 다르고, 가게 이름도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곳이나 비슷한 맛을 낸다. 붕어빵 반죽과 앙금을 납품하는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쉽게 눈에 띄는 ‘황금잉어빵’은 황금어장식품이 처음 만들었다. 지난 1999년 설립돼 지금은 전국에 공장을 두고 운영 중이다. 정확한 통계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측은 전국 노점 중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가장 규모가 큰 서울과 경기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원주공장에서는 하루에만 약 15톤의 반죽을 생산해낸다. 공장에서 반죽을 받아 개별 거래처에 전달하는 대리점만 30여개로, 가맹점 2000여 곳이 수도권 곳곳에서 잉어빵을 구워 소비자에 전달하고 있다. 원주공장의 하루 매출액만 1200만원에서 1500만원 수준. 한달이면 약 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원조붕어빵’을 파는 노점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은 개미식품으로 주로 영등포구와 구로구를 중심으로 영업을 한다. 원조붕어빵은 말 그대로 잉어빵이 나오기 전 흔히 먹었던 붕어빵에 더 가깝다. 황금잉어빵이 빵 전체에 앙금이 들어있고 크기가 더 길쭉하다면, 원조붕어빵은 배 부분에 앙금이 들어있고 더 동글한 모양이다. 가격도 더 싸다.
이 밖에도 금빛잉어빵이나 참붕어빵, 장군잉어빵 등 다양한 이름을 달고 10여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영업 중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영세한 업체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결국 붕어빵과 잉어빵의 차이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어디냐에 따라 이름이 달리 붙는 셈이다. 황금식품 관계자는 “황금식품에서 황금잉어빵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10여년 전 이후 시장 트랜드가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개별 사업자가 기계와 재료 등을 직접 구입해 장사를 했지만 지금은 그런 개별 사업자는 10% 정도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길거리 음식도 프랜차이즈 시대, 왜?
프랜차이즈 형태로 시장이 변하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쉽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업체들은 반죽 등 재료 납품을 전제로 제조 기계를 무료 또는 약간의 보증금을 받고 임대해준다. 만약 혼자서 창업을 준비한다면 수십만원에 달하는 기계를 사야 하고 빵 맛도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체를 통하면 싼 값에 기계를 빌리고 보장된 맛을 낼 수 있다.
황금식품의 경우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50만원의 보증금을 받고, 기계를 빌려준다. 기계를 반납하면 25만원을 돌려준다. 또 빵을 굽는 방법도 전수해주고, 매일 반죽과 앙금 등을 공급해준다. 재료비까지 70만원 정도면 장사를 시작할 수 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인 하이원푸드나 개미식품은 무상으로 기계를 빌려주고 사업 방법을 전수해준다. 재료비 10만원 정도면 당장 창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노점 영업이 불법인만큼 어떤 자리를 잡느냐에 따라 창업 비용은 달라진다. 개인 사유지 등에 보증금이나 월세를 내고 장사를 시작한다면 비용은 더 올라간다.
하나 팔면 얼마나 남을까
황금잉어빵은 ‘3개에 1000원’을 기본 가격으로 한다. 개별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재료 값은 반죽 5㎏에 7500원, 팥앙금 3㎏에 5000원이다. 이 정도 재료면 120개의 잉어빵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빵을 굽는데 필요한 LPG 가스비(20㎏에 4만원 선)와 빵을 담아주는 봉투값(작은 봉투 기준 11원)을 더하면 1개의 원가는 131.8원이다. 1000원어치 잉어빵을 팔면 604.6원 정도가 남는다. 하루에 120개를 팔면 1만5816원, 480개를 팔면 6만3264원을 집에 가져갈 수 있다.
기본 가격을 ‘7개에 1000원’으로 하는 원조붕어빵은 값이 싼 만큼 수익도 낮다. 원조붕어빵은 각 가맹점에 반죽 5㎏과 1㎏의 팥앙금을 7500원에 공급한다. 여기에 LPG 가스와 봉투값을 합하면 1개의 원가는 90.2원 수준. 1000원어치인 7개를 팔면 368.8원이 남는다. 하루에 700개를 구워 팔아야 3만6880원을 순수익으로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물론 자릿세를 내야 한다면 순수익은 더 낮아진다.
만약 프랜차이즈를 통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빵은 만들면 원가는 어느정도 들까? 17일 현재 인터넷에서 10㎏ 붕어빵 가루 최저가는 17000원 선. 여기에 물을 섞어 반죽을 만들면 24㎏의 반죽을 얻을 수 있다. 팥앙금은 3㎏에 5800원선. 마찬가지로 가스값과 봉투값을 더하면 빵 1개를 105.5원에 만들 수 있다. 앙금을 조금만 넣으면 원가는 더 낮아진다.
물론 프랜차이즈마다 특별한 맛을 내기 위해 들어가는 재료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처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기계를 무상으로 빌려주면서 가맹점을 모집하는 이유는 수익이 납품 재료를 통해서 나오기 때문이다. 또 가맹점마다 조정할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판매 가격도 일괄적으로 정해준다. 때문에 초기 비용은 적게 들지만 혼자 창업하는 것보다 제품 원가는 비쌀 가능성이 높다.
물가는 오르는데..5년째 ‘3개에 1000원’
바로 구워서 팔아야 하는 붕어빵의 특성상 하루 종일 구워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다. 겨울철 목 좋은 곳이라도 매출에는 한계가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맹점을 많이 두면 매출이 늘지만, 실제 노동력을 투입하는 각 노점의 수입은 제 자리를 벗어나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가맹점의 수익이 5만~6만원 수준으로 생계형인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수익을 높이기 위해 왜 가격을 올리지 않을까? 프랜차이즈 업계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2012년 현재 황금잉어빵의 대중적인 가격인 ‘3개 1000원’은 지난 2008년 형성돼 5년간 동결 상태다. 2008년 전에는 ‘4개에 1000원’에 팔았다. 당시 밀가루 값 등 원재료 값이 급등하며 지금의 가격이 된 것.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길거리 음식이라는 특성상 매출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A업체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혼자 가격을 올리면 장사가 되겠느냐”며 “가격을 올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붕어빵은 겨울 한철 장사다. 가장 규모가 크다는 황금잉어빵도 10월부터 공장을 돌리기 시작해 3월까지만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값부터 인건비, 포장지 등 원가는 오르는데 그렇다고 납품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철 장사라 겨울철 수익을 내지 않으면 더 힘들어 지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납품가를 올리면 가맹점주가 수익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려 팔아야 하는데 이 또한 싸고 푸짐해야 하는 길거리 음식의 특성상 힘들다. 원가 압박을 받으면서도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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