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적으로 보자면, 면역계의 작용은 인체의 내·외로부터 유래하는 나쁜 기운(邪氣)의 침입과 생성을 방어·조절하고, 인체의 음양균형(陰陽均衡)을 유지함으로써 병의 원인을 제거 내지는 억제하는 정기(正氣)의 작용과 비교할 수 있다. 즉, 정기(正氣)는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장부, 경락의 작용이 조화로운 균형을 유지하게 하고 이를 통해 체외로부터는 나쁜 기운의 사기(邪氣)의 침입을 방어하고, 체내 독소인 담적(痰積), 혈어(血瘀)의 형성과 적취(積聚)의 발생을 억제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고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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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알레르기는 외래성 물질을 직접 접촉하게 되는 부위에서 잘 나타나게 되는데, 특히 외부의 공기를 마시는 상하부 호흡기 점막에서 잘 나타나게 된다. 즉, 상부 호흡기에서 유발되면 알레르기성 비염, 하부 호흡기에서 유발되면 알레르기성 천식, 좀 더 깊숙이 들어가 폐에서 나타나면 알레르기성 폐렴, 과민성 폐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은 알레르기성 천식과 비염이다.
알레르기 천식은 기관지의 경련으로 인해 호흡 곤란, 천명음, 기침 등을 보이는 기관지 점막에서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보이는 코 점막에서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이 두 질환은 모두 호흡기 점막에서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환경오염, 화학제품에 노출이 많을수록 그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기전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인 알러젠에 노출되었을 때 면역반응이 과도해지면서 알레르기성 염증 반응이 점막에 나타나는 것이다. 점막은 인체의 면역을 담당하는 중요한 곳으로 전체 면역 세포 중 80%가 점막 면역계에 분포되어 있고, 비강점막이나 기관지 점막의 면역 이상으로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이 유발된다. 따라서, 점막에서 점막면역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상기 질병을 관리하는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점막은 마르지 않고 촉촉해야 제 구실을 한다. 즉, 정상적인 점막은 마르거나 과다 분비하지 않고 적정량의 맑은 점액을 항상 분비하고 있다. 이러한 점막이 건조해지면 면역력이 감소하게 된다. 특히, 가을, 겨울에 공기가 차고 건조해지면 비강이나 기관지 점막이 쉽게 건조해질 수 있고 그런 경우 쉽게 외부의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기도 하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에 노출 되었을 때 쉽게 알레르기성 염증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폐오조(肺惡燥)’ 라고 하여 폐는 건조한 것을 싫어한다고 하였는데, 이를 통해 살펴봐도 옛날 선현들도 점막에 점액이 풍부해야 외부의 물질에 의해 영향을 받는 면역체계가 올바로 작동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알레르기 질환은 면역의 과민반응이므로 잘 낫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으며,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기나 여타 호흡기 질환이 나타나면 기존 질환이 갑자기 악화되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질환을 면역이 교란된 것으로 인식하고 치료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한약은 면역조절(immunomodulation)을 하는 효과가 있어 면역이 교란되어 나타난 경우, 면역반응 자체를 차단하지 않고 면역이상을 교정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정기(正氣)를 북돋는 치료를 시행해 면역력 저하로 인한 급성 악화를 예방한다. 임상에서는 질병에 이환된 환자의 개별적인 체질상태나 증상을 통해 한열허실(寒熱虛實)을 판단하여 전체적인 음양(陰陽)의 불균형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비염은 비강 분비물의 상태와 비강 점막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여 비강 점막의 색이나 건조도를 근거로 한열허실을 판단하여 치료한다. 천식에 있어서는 폐를 촉촉하게 하고 가래를 없애 기침을 안정시키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환자가 나타내는 증상에 따라 한의학적으로 분석하여 치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