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찾아가는 구내식당’으로 유명한 ‘플레이팅’은 스타트업 혹한기로 불리는 최근 32억원 규모의 시리즈 A1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만난 폴 장 플레이팅 대표는 “유능한 조리사를 구하기 힘든 외식업체의 ‘페인포인트(불편한 지점)’ 해결을 위해 소스나 반조리 제품을 표준화해주는 ‘밀 솔루션’(Meal Solution)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이른바 맛집의 조리 시스템을 체계화해주는 솔루션은 외식업계의 인력난 해결과 조리공간 축소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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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장 대표는 “한 일식집은 플레이팅의 솔루션 지원을 받아서 매장을 6개에서 10개 이상으로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며 “고급 조리사를 당장 채용하지 않아도 본점과 동일한 맛을 구현하고, 주방면적도 줄어드는 것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식업을 하는 사람의 가장 큰 고민은 인력채용과 어디에서나 같은 맛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기술력이 입소문이 나면서 시그니처 메뉴를 제품화하고 싶다는 레스토랑 사장님들의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만든 요리는 밀키트 형태로 윙잇, 컬리 등에 납품하고 해외 수출도 추진한다. 일종의 푸드 IP(지식재산권) 퍼블리싱이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플레이팅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도 함께했다.
장 대표는 “미국의 투자자들은 시공간을 초월한 시스템이라는 뜻으로 저희 기업에 ‘텔레 셰프’, ‘텔레 레시피’라는 별명을 붙여줬다”며 “향후 밀 솔루션 시스템을 미국에 구축하면 한국에서 유행하는 음식을 미국에서 1주일 만에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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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팅은 밀 솔루션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센트럴키친에 로봇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2023년도 스케일업 기술사업화 프로그램’의 과제로 채택돼 ‘로봇 기술을 적용한 센트럴 키친 통합 플랫폼의 프랜차이즈 솔루션’ 개발을 추진한다. 외식 매장에서 로봇이 조리를 직접하는 것보다는 B2B(기업간거래) 시장에서 반조리 제품 공정을 도와주는 것이 효율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1시간에 50인분의 요리가 가능했던 셰프가 로봇이 적용된 센트럴키친에서는 300인분까지 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잔반처리기도 플레이팅이 시도하는 푸드테크 기술 중 하나다. 급식 서비스를 다녀온 후 남은 잔반을 자동으로 사진을 찍고, 무게를 측정한 다음에 판독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한다. 고객사마다 어떤 메뉴가 인기가 있고 없는지 등 파악을 용이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플레이팅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CJ프레시웨이(051500)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CJ프레시웨이는 플레이팅의 전략적 투자자로 식자재를 공급하고, 간편식 개발 등에 있어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
장 대표는 “기존의 케이터링 사업은 EBITDA(상각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하며 수익성을 검증했다”며 “밀 솔루션 사업은 연말까지 수익을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반기는 추가 투자유치를 마무리한 뒤 센트럴키친의 로봇화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