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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에서 그동안 미뤄지거나 취소됐던 수술과 외래 진료가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루하루 애가 타던 환자들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린 셈이다.
다만 의료계 내부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불안요소는 남아 있다. 이번 진료 공백 해소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전공의들이 현장으로 복귀하며 집단 휴진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잠정적으로 유보하는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6일 단체 행동을 잠정적으로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지현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체 행동을 잠시 유보해도 파업의 끝이 아니라 전선을 잠시 가다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 단일안을 만든 대한의사협회가 정부, 여당과 밤샘 토론 끝에 합의안을 이끌어 냈으나 전공의들은 이를 족속 합의라고 비판하며 반대해왔다. 이 때문에 전공의들은 애초 집단 휴진을 유지할 입장이었으나 결국 의료계 내부 갈등으로 비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는 이미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모든 의료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앞으로 정책을 의료계와 합의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작성했고, 의대생들을 위해 의사 국가고시를 1주일 연기했으며 업무개시명령에 따른 전공의들에 대한 고발도 모두 취하했다. 이 상황에서 집단 휴진이 이어질 경우 전공의들에 대한 여론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전협 측은 이날 저녁 내부 공지를 통해 7일 오후 1시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연 후 복귀 시점을 다시 정하겠다고 알렸다. 파업을 유보하겠다는 뜻은 변함없지만 진료 현장으로 복귀하는 시점은 아직 불투명한 것이다.
아울러 전공의들은 현장으로 복귀하더라도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을 보며 앞으로도 언제든 다시 단체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박 위원장은 “100%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단체 행동은 분명한 의미가 있었고 변화를 가져 왔다”며 “대외적으로 젊은 의사들이 의료계의 문제를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