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배정 예산 50%도 집행 안돼" 토로
정 대주교 "사회 구성원 공감대 형성해야"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지난 10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와 만나 면담했다. 이번 면담은 지난달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장애인 이동권 관련 예산 반영 요구가 담긴 서한문을 전달하며 성사됐다.
| 정순택(가운데) 대주교가 지난 1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만나 면담했다(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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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2월 주교님이 의견을 주신 것처럼 출근길 지하철 타는 것을 멈추고 나름의 방법으로 공감과 소통을 시도해봤다”며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2021년 대·폐차시 저상버스 도입에 관한 법이 개정됐음에도 2023년 배정된 예산이 50%도 채 집행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국가는 법적의무 조항을 지키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본적인 시민 권리는 지켜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순택 대주교는 “예산집행과 관련된 부분은 미처 확인하지 못했지만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이동권이 비단 장애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연로한 어르신, 유모차를 타는 아이를 가진 부모 등 우리 모두를 위한 자유로운 이동권이라는 국민의 인식 지평을 넓혀나가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자체, 정치권의 합의를 얻기 위해서라도 시위보다는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장연과 정순택 대주교와의 면담은 작년 9월과 올 2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박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기도를 부탁했다. 정 대주교는 “이동권이 국민 모두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함께 하겠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