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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여대생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 B씨는 “누나의 사망과 관련한 기사가 인과관계를 생략하고 보도되고 있어 누나가 왜 그런 무서운 선택을 했는지 사람들이 함부로 상상하고 이야기한다”라며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로 오해를 하고 있을 것 같아 하나뿐인 동생으로서 죽을 만큼 고통스럽고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호소했다.
동생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 오후 8시 50분께 포항 KTX역에서 남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택시를 잡아타고 대학 기숙사로 향했다. 그러나 출발 직후 택시는 목적지와 다른 낯선 곳으로 향했다. 이에 A씨는 택시기사에게 멈춰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택시기사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 A씨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남자친구에게 “이상 한데로 가 택시가. 나 무서워. 엄청 빨리 달려. 말걸었는 데 무시해”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는 사이 택시기사는 여전히 A씨의 요구에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빠르게 주행했다.
이에 A씨는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남자친구는 통화에서 “아저씨 세워주세요. 아저씨 세워주세요!”라고 다급히 요청하는 A씨의 목소리를 들었으나 여전히 택시기사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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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누나는 웃음기 많고 화목한 우리 가족에게 가장 소중한 비타민이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털털하고 웃음이 많기로 유명한 친구였다”며 “주사 맞는 것도 무서워할 정도로 겁이 많은 누나가 그렇게 무서운 선택을 할 정도였으면 그 상황이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나기 10분 전까지만 해도 누나는 남자친구와 함께 가족, 친구들의 선물을 어떻게 나눠줄지 행복한 고민을 했지만 믿기 힘든 사고로 제가 누나의 선물들을 전달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동생은 “이 사고가 누나의 잘못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제가 누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해 청원글을 작성한다”며 “스무 살 우리 누나가 왜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려야만 했는지 밝고 건강한 우리 누나의 죽음을 바로잡고 싶다”고 촉구했다.
해당 청원 글은 8일 오전 8시 현재 18674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은 현재 조사 중에 있어 자세한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라면서 “택시 안에 설치된 블랙박스에 택시기사가 목적지를 잘못 알아듣고 대답하는 내용이 녹음되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 조사에서 택시기사는 “A씨가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향한다며 차에서 내려도 되느냐고 물은 뒤 운행 중이던 택시에서 내리다 변을 당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