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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경매 매물로 나온 주상복합 및 아파트는 총 18가구다. 전달 6가구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최근 거론되는 갭투자 부작용이라기보단 밀려 있던 물량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8가구 가운데 이미 경매에 부쳐져 낙찰된 아파트 4가구는 모두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재건축을 앞둔 강남구 개포동 우성4차아파트는 전용면적 84㎡ 중 28㎡만 지분매각 대상이었지만 이날 19명이 경쟁해 106.7% 낙찰가율로 넘어갔다. 낙찰가율이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로, 감정가 5억6300만원이었던 이 물건이 6억1000만원에 팔렸다는 의미다. 지지옥션 측은 “지분매수는 명도가 불가능 하는 등 경매시장에서 매력적이지 않은데도 강남권 재건축이란 특수성이 작용한 듯 싶다”고 해석했다. 이 물건의 시세는 18억2500만원 수준으로 감정가의 세 배가 넘는다.
지난 5일엔 송파구 가락동 가락동부센트레빌 전용 143㎡ 경매에 25명이 응찰했다. 감정가는 11억3000만원, 낙찰가는 12억199만원으로 낙찰가율이 106.4%에 달했다. 같은 날 가락동 가락현대아파트 매물엔 38명이 몰렸다. 전용 84㎡인 이 아파트의 감정가는 7억4900만원였지만 역시 이보다 6700만원 정도 비싼 7억7359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최근 강남권 아파트의 경매 특징은 1회 때 유찰된 후 2회에서 낙찰가율 100% 이상으로 팔린다는 점이다. 실제로 가락동부센트레빌과 가락현대 등 이달 초 낙찰된 매물 4건 중 논현동 라디안을 뺀 3건은 1회 때 유찰돼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최저가가 감정가의 80%로 떨어졌으나 결국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렸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강남 3구의 고가 아파트들에 나타나는 특색으로 경매 투자자들이 1회는 일단 거른다”며 “2회 때 최저가와 보증금(최저가의 10%)이 같이 떨어지면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응찰자가 몰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곧 새로이 경매에 올라올 아파트들 역시 1회차엔 유찰되어도 2회차엔 치열한 경쟁 속에 높은 낙찰가율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세보다는 저렴하다는 계산 때문이다. 12일 시장에 나올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144㎡는 감정가가 15억1000만원으로 매겨졌지만, 시세는 19억7500만원이다. 무려 4억6500만원 차이가 난다. 같은 구 방이동의 올림픽선수기자촌의 전용 100㎡도 감정가가 15억2000만원으로 시세 16억2000만원보다 1억원 낮은 가격에 나온다. 잠실동 잠실엘스도 전용 59㎡가 14억6000만원에 경매에 부쳐진다. 시세인 15억2500만원보다 65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이다.
21일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전용 61㎡이 경매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감정가는 14억2000만원, 시세는 16억250만원이다.
이충민 드림부동산투자연구소 이사는 “경기가 어려워지고 분양가 상한제 확대 등 요인이 더해져 앞으로 강남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조금 떨어질 순 있으나 금방 회복될 것”이라며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현금부자에겐 좋은 투자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