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5' 전 김기라·나현·오인환·하태범 후보작가 전시 11월1일까지 서울관서
‘올해의 작가상 2015’ 후보에 오른 작가들. 김기라(왼쪽부터), 나현, 오인환, 하태범(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요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후보자들이 나와 각자의 노래실력을 펼치고 심사위원단과 시청자가 점수를 매겨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미술계에도 유사한 프로그램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펼치는 ‘올해의 작가상’이다. 미술관은 4명의 후보를 먼저 선정한 후 각자에게 400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준다. 후보작가들은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동시에 전시를 펼친다. 이후 심사위원단은 전시기간 중에 한 명의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를 가린다.
오는 11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여는 ‘올해의 작가상 2015’ 전이 바로 그것이다. 김기라(41), 나현(45), 오인환(50), 하태범(41) 등 ‘올해의 작가상’ 후보로 오른 작가 4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펼쳤다.
김기라는 퍼포먼스와 설치·영상작업을 통해 예술과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을 조명하는 데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영화감독과 의사·성우·무용가·연기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해 ‘이념의 무게: 한낮의 어둠’ ‘붉은 수레바퀴’ ‘떠다니는 마을’ 등의 작품을 내놨다. 평소 관심거리였던 소재에 대한 작품을 만들고 이를 ‘떠다니는 마을, 플로팅 빌리지’라는 하나의 맥락으로 선보인다. 네 작가 중 미디어아트가 가장 도드라진다.
나현은 역사적 사건과 기록자료를 기반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작업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성서 속 바벨탑을 중심에 놓고 전후 독일 베를린 서쪽의 전쟁폐기물 매립지였던 ‘악마의 산’과 쓰레기 매립지였던 서울의 난지도를 연결한다. 설치작품인 ‘바벨탑 프로젝트: 난지도’는 얼핏 보면 축소해 놓은 피라미드 같다. 난지도에서 자생하는 외래종 식물로 표면을 꾸며놓고 계단을 올라 작품 정상부에 올라갈 수 있도록 했다. 내부에는 전시실을 설치해 각종 역사적 사료로써 ‘악마의 산’과 난지도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오인환은 특정 공간과 시간의 문맥을 활용해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장소의 특성에 맞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번에 선보인 ‘상호 감상 체계’와 ‘나의 사각지대: 인터뷰’ ‘나만의 사적인 공간을 발견하기 위한 지침’ 등은 설치작품과 미디어아트를 융합한 작품들.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대한 작가의 사유와 비판적 시선이 돋보인다. 하지만 관람객에게도 단순히 직관적인 감상보다는 논리적 이해와 추상적 사고를 요구한다.
하태범은 뉴스에서 소개하는 분쟁지역이나 재해지역의 이미지를 소재로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을 꾸렸다. 또 ‘연평도’ ‘일본쓰나미’ ‘필리핀론토’ 등으로 사진 속의 폐허가 된 공간을 미니어처로 재현하기도 했다. 가난한 나라에 사는 아이들의 얼굴을 부각한 ‘시선’ 연작을 통해선 구호의 손길이 이어져도 계속되는 제3세계 아이들의 가난문제를 환기시킨다. 이들 중 수상자를 뽑는 ‘올해의 작가상 2015’의 발표는 10월 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