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2년 가까이 교제한 남성을 상대로 결혼 사기로 소송하고 싶다는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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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결혼 이야기도 오가고, 본인이 한국에서 다닐 수 있는 항공사로 옮기겠다고 했다”며 “지난 10월에는 그가 한국에 들어와 자신의 누나도 소개해주고 부모님 산소에도 같이 갔으며 한국에 오면 함께 살 부동산에도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남성이 미국에 가자마자 문제가 터졌다고 했다. 남성은 A씨에게 “아내가 네 문자를 보고 난리가 났다. 당분간 문자도, 전화도 하지 말라”고 통보를 했다는 것.
이에 A씨는 남성의 연락을 기다리다 참다못해 “연락해달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남성은 “아내와 별거 중인데 성격이 굉장히 무섭다. 도청도 하고 해킹도 하는 것 같으니 연락 못 해도 기다리라”고 답한 뒤 연락이 끊겼다.
A씨는 “한국과 미국에서 결혼 사기로 소송이 가능하냐. 아내가 있는데 속였을 수도 있고 결혼은 안 했지만 여자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는 것 같다”며 “남자로 인한 금전적 피해는 없었지만 이 일을 겪고 숨도 잘 못 쉬고 닫힌 공간에 있을 수도 없는 증상이 생겼다. 지금 많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사연을 들은 백수현 변호사는 “날벼락은 맞지만, 결혼 사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결혼 사기란 혼인할 것처럼 속여서 결혼을 빌미로 금전을 편취한 경우에 해당된다. 하지만 A씨는 경제적 피해가 없으므로 결혼을 빌미로 한 사기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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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결혼 의사 없이 결혼을 빌미로 만나 온 사실이 인정된다면 이 정도 선에서는 민법상 위자료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까 짐작된다”고 했다.
백 변호사는 한국과 미국 모두 소를 제기할 수 있느나 한국에서 소송하는 것을 추천했다.
백 변호사는 “미국 국적자이기 때문에 미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거의 불가능하다”며 “불법행위가 한국에서도 일어났으므로 대한민국 법원도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법 제2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정하고 있다.
끝으로 백 변호사는 “실제로 유부남인 사실을 몰랐다면 A씨가 법적으로 책임질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 부분에 지나치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