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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방관이 본 긴박했던 순간 “골든타임 잡고자 시민 CPR”

이지현 기자I 2022.10.30 08:45:38

현장출동 소방관 이데일리 전화 인터뷰
사망자로 꽉찬 병원 늘어 구급차 회차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시민 3~4명이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었습니다.”

29일 밤 발생한 서울 이태원 대규모 압사사고 현장에 출동한 한 구급대원은 이같이 당시 긴급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는 클럽 안이 아닌 서울 이태원동 119-7번지 골목에서 발생했다. 3년만에 펼쳐진 노마스크 축제로 거리에 10만명에 이르는 인파가 몰렸고 폭 4m 정도의 좁은 경사로 골목에 사람이 뒤엉키면서 쓰러졌고 겹겹이 사람으로 쌓여 결국 사망자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149명이 숨지고 76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 당시 300여명이 병원 또는 현장에서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경상으로 귀가한 이들이 통계로 집계하지 않아 사상자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인파에 깔려 수십명이 실신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한 사람이라도 더 생명을 구하기 위해 환자의 친구와 시민까지 의식을 잃은 사람들의 가슴에 심폐소생술을 하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멎은 숨을 돌아오게 하려 안간힘을 쏟았다. 서울 전역에 흩어져 있던 구급대원들도 ‘골든타임’을 잡기 위해 신속히 이태원으로 차를 몰았지만,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흥건하게 취한 취객들에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으로 빠른 진입 후 환자 이송이 어려웠던 것이다.

소방대원은 “(이태원에) 도착했을 때 통제에 (일부) 협조가 잘 안됐다”며 “다른 구급차들도 이태원 현장 도착에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구급차에 태운 환자들은 이미 가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무전으로 영안실이나 빈 병상을 찾기 위해 구급차들은 병원 이곳저곳을 떠돌아야 했다. 이 관계자는 “순천향대에서 수용이 가능하다고해서 가면 자리가 없어 못 받는다고 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했다”며 “무전을 들으며 상황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사고 현장에 2421명의 인원과 233대의 장비들이 투입, 현장 수습에 나섰다. 전날 사고발생 직후 소방 인력이 507명, 용산구청에서도 800명이 투입됐다. 또 경찰도 1100명이 나서 사고를 수습 중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시13분 대응 2단계, 오후 11시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아울러 이태원 일대 업소들에 핼러윈 축제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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