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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전도사' 변신 게임 창업자…AI로 맞춤형 영양제 추천

윤정훈 기자I 2021.02.09 00:05:00

소태환 모노랩스 대표 인터뷰
규제 샌드박스 통과로 건기식 구독 서비스 '아이엠' 론칭
이마트 6개점·약국 20곳으로 서비스 확장 계획
QR코드 찍으면 영양제 원산지 정보 등 제공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소태환 모노랩스 대표가 대학생 시절 만든 게임 ‘삼국지 무한대전’은 한국 모바일 게임 사상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에 소 대표가 창업한 회사 ‘엔텔리전트’는 넥슨에 인수됐다. 넥슨 모바일의 시초다. 소 대표가 두 번째로 창업한 회사인 ‘네시삼십삼분(4:33)’은 활, 수호지 등 다수 게임을 히트시키며 모바일 게임 시대를 열었다.

게임 산업에 한 획을 그은 소 대표가 이번에는 헬스케어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소 대표는 게임회사에서 배운 IT 기술을 활용해 국민의 영양을 스마트하게 챙겨주는 ‘건강 전도사’가 되겠다는 포부로 2018년 6월 회사를 설립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모노랩스 본사에서 만난 소 대표는 “사람들의 건강 습관을 챙겨주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소태환 모노랩스 대표가 건기식 구독형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모노랩스)
모노랩스는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개인 맞춤형으로 한 봉지에 담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 ‘IAM____’(아이엠)을 지난해 12월 론칭했다. 아이엠은 나의 건강을 챙겨주는 서비스라는 뜻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건기식을 병째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는 있었지만, 봉지에 소분하는 것은 규제로 인해 막혀있었다. 지난해 4월 규제 샌드박스가 통과되면서 서비스 준비를 공식화할 수 있었다.

소 대표는 “건기식 구독 서비스는 그동안 불법이라서 가까운 지인에게도 사업 내용을 숨길 정도였다”면서 “해외에는 규제가 없기 때문에 해결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사업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규제가 해소된 만큼 올해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적극 알려 시장을 개척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소 대표는 “베이비붐 세대가 고연령층이 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며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싱가포르 등 중화권에서도 사업을 론칭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현재 아이엠은 이마트 성수점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독수리약국 등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이를 필두로 올해 이마트 5개점과 약국 20곳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법적으로 고객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계약을 해야만 정기 구독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 이에 오프라인 영업점을 통한 홍보는 필수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지난해 5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6년 만에 시장이 약 2배 이상 커졌다. 이에 모노랩스 외에 풀무원건강생활,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엔비티, 한국암웨이, 한국허벌라이프 등 대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가 해외직구를 통해 구입하는 물품도 건기식이 1위로, 구입금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7억달러(약 7700억원)를 넘어섰다.

소 대표는 “해외직구 영양제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며 “해외직구 제품은 표시된 성분이 확실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품질을 자신했다.

소 대표가 이렇듯 품질을 자신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글로벌 기준보다 까다로운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소 대표는 “한국은 성분 100㎎이 들어있다고 하면 오차범위 내에서 정확해야 하지만 외국은 그렇지 않다”며 “한국 업체는 조금만 틀려도 식약처로부터 영업정지 등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는 100㎎으로 표기해놓고, 실제 효용성분은 60%만 담기도 한다”며 “한국 기준을 충족하는 외국 영양제는 우리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다”고 덧붙였다.

모노랩스 AI 추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서비스 ‘IAM____’ 제품 이미지.(사진=모노랩스)
소 대표가 품질을 자신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 대표적인 건기식 위탁생산(OEM)사인 콜마비앤에이치와 서흥을 통해 건기식을 제조하기 때문이다. 소 대표는 “영양제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제조하기 위해서 한국콜마를 설득해서 투자를 받고 생산 파트너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IT 기반 서비스도 모노랩스의 차별점이다. 아이엠 서비스는 고객 상담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가지 영양제로 169만 5221가지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 하얀색 건기식 제품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건기식의 성분과 원산지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 건기식을 먹을 시간을 알려주는 알림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소 대표는 “원재료 발주부터 고객이 제품을 받을 때까지의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향후 해외 고객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구별하는데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IT 시스템은 나이 많은 부모님의 건강을 챙길 때에도 유용하다. 자녀들은 모바일로 손쉽게 부모님이 영양제를 챙겨 드셨는지 확인할 수 있다.

모노랩스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지 않고 카카오톡을 활용한 것도 주 고객층인 50대 이상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소 대표는 “고령층은 앱을 설치하고 사용하는 게 아무래도 힘들 수 있다”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 메시지와 QR코드 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 대표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소 대표는 “일상에서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사실은 코로나로 인해 지금 세대에 확실하게 각인됐다”며 “영양제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사람의 건강 습관을 바꿔주는 서비스로 키워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마트 성수점 내 모노랩스 직영 매장 ‘IAM____’.(사진=모노랩스)
◇소 대표는…

△1977년생 △2001년 인텔리전트 창업 △2005년 넥슨모바일 마케팅 실장 △2009년 네시삼십삼분(4:33) 공동 창업 △2018 모노랩스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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