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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카다피 차남도 체포..카다피 추종세력 구심 잃어

김기훈 기자I 2011.11.20 11:24:26

현지 방송, 체포 직후 모습 공개
과도정부-ICC, 재판방식 협의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이 석 달에 걸친 도피 끝에 19일(현지시간) 체포됐다. 카다피 사망 이후 카다피 지지세력의 구심점 노릇을 했던 그가 잡히면서 카다피 지지자들의 반격 가능성은 더 낮아지게 됐다.

▲ 체포 직후 손에 붕대를 감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사이프 알 이슬람의 모습. 리비아 현지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출처:가디언)
이날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리비아 과도정부를 이끄는 압델 라힘 알 키브 임시 총리는 진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프 알 이슬람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키브 총리는 "사이프는 국제 인권과 규범이 보장되는 공정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군사집단이 아닌 자유를 추구하는 세력"이라며 "사이프에게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자유 리비아 TV라는 현지 방송은 체포 직후 사이프가 손을 붕대로 감고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이프의 체포 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리비아 과도정부의 모하메드 알 알라귀 법무장관은 사이프가 18일 밤 리비아 남부 사막지대에서 체포됐다고 전했다. 사이프가 체포될 당시 그의 곁엔 측근 2명만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 학살 혐의로 지난 6월 사이프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수석검사를 리비아로 보내 현지 사법당국과 사이프의 재판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ICC는 카다피가 체포된 직후 살해됐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사이프를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재판정에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ICC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ICC 법정에서 재판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리비아 과도정부는 리비아에서 리비아법에 따라 사이프를 재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양측의 협의가 필요하다.

올해 39살의 사이프는 영국 런던정경대(LSE)에서 박사학위까지 딴 학구파로, 서방의 대(對)리비아 경제 제재를 푸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온건주의자로 여겨졌지만 카다피의 민간인 학살을 도와 자국민의 격렬한 비난을 받았다. 카다피 사망 이후 도망자 신세가 된 사이프는 인접국인 니제르와 알제리 등으로의 도피를 계획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프의 체포 소식에 리비아인들은 환호하고 있다. 카다피가 사망한 데 이어 사실상 2인자였던 사이프까지 잡히면서 카다피 추종세력의 기세가 완전히 꺾일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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