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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는 지난 1월 브라질과 콜롬비아, 이집트, 아이티, 소말리아, 러시아 등 75개국을 상대로 이민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전 세계 국가의 40%에 육박하는 규모다. 국무부는 복지와 공적 혜택을 받아 가려는 사람들의 입국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가족과 합치거나 미국에서 일자리를 얻으려는 이들이 신청하는 영주권 비자를 대상으로 했다. 관광이나 유학 등 비이민비자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바르가스 판사가 문제 삼은 것은 국무부가 내세운 명분이었다. 미국 법은 정부 지원에 기대어 살 것으로 보이는 신청자를 ‘공적부조 의존 우려자’로 분류해 돌려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영사가 그 사람의 재정과 나이, 건강, 기술, 가족 관계를 개별적으로 따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실제로는 스스로 생활할 능력이 있는 신청자까지 출신 국가만을 이유로 거부하라는 지시가 내려갔다고 봤다. 루비오 장관이 전 세계 외교·영사 공관에 보낸 전문이 증거로 제출됐는데, 신청자가 우려를 해소할 추가 증거를 내더라도 거부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바르가스 판사는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며 “비자는 거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조치가 국적에 따른 비자 차별을 금지한 1965년 법과, 영사의 개별 심사에 국무장관이 관여할 수 없도록 한 별도 조항에 모두 어긋난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법적 사유가 함께 적용된 거부 처분은 영사가 이번 조치를 언급했더라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 때문에 실제로 뒤집힐 사례가 얼마나 될지는 불투명하다.
75개국은 대부분 비유럽 국가로 카리브해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발칸반도, 중동,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에 걸쳐 있다. 요르단과 이집트, 조지아 등 미국의 협력국도 여럿 포함됐다. 국무부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자료를 토대로 이민자 가구의 30% 이상이 공적부조를 받는 나라들을 골랐다.
소송에는 가나와 자메이카, 과테말라, 에티오피아에 있는 가족을 초청했다가 막힌 미국 시민 6명이 참여했다. 취업비자를 신청한 콜롬비아인 5명도 원고로 나섰으며, 이 중 1명은 이번 조치를 이유로 든 거부 통지를 받았다.
행정부가 이긴 부분도 있다. 재판부는 이번 조치가 시행 전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하는 공식 규칙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행정부 측 변호인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 반이민 행정명령 3차 수정안을 합헌으로 본 2018년 연방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삼았다. 이슬람권 국가 위주로 입국을 막았던 조치다. 그러나 바르가스 판사는 당시 사건이 누구의 입국을 허용할지에 관한 대통령 권한을 다룬 반면, 이번 사건은 비자를 발급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바르가스 판사는 남은 쟁점을 어떻게 정리할지 양측이 다음달 11일까지 의견을 내도록 했다. 행정부는 항소할 수 있다. CNN은 법무부와 백악관에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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